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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피어오르는 노르웨이 정부청사 노르웨이 경찰이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수도 오슬로 인근 우토야섬에서 발생한 청소년 캠프 총기테러에서 85명, 이 사건 발생 두 시간 전쯤 발생한 오슬로의 정부청사 폭탄테러에서 7명 등 모두 92명이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노르웨이 정부청사노르웨이 경찰이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수도 오슬로 인근 우토야섬에서 발생한 청소년 캠프 총기테러에서 85명, 이 사건 발생 두 시간 전쯤 발생한 오슬로의 정부청사 폭탄테러에서 7명 등 모두 92명이다. ⓒ EPA=연합뉴스

노벨 평화상이 수여되는 나라, 지구상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는 전세계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최악의 경우 98명이 희생되었을 것이라는 노르웨이 현지 언론 보도와 도망갈 곳도 없는 우토야 작은 섬에서 한 명 한 명에게 조준 사격을 하고 죽은 척 하는 사람들은 확인 사살까지 했다는 보도는 참아 눈 뜨고, 귀를 열고는 접할 수 없는 참혹한 소식이었다.

이 참혹한 테러를 자행한 범인은 기독교 근본주의자이면서 극우 민족주의자로 밝혀졌다. 테러범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은 "잔혹했지만 필요했다"고 했다. 이런 보도에 전세계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테러 발생 직후 서구 언론 대부분과 이들 언론을 인용 보도한 우리 언론들은 맨 처음에는 테러가 알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과 관련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대놓고 "이슬람 외의 다른 어떤 배후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노르웨이가 나토 회원국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만큼, 이번 테러가 아프가니스탄이나 리비아, 혹은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23일 MBC <뉴스투데이> 노르웨이 연쇄 폭탄·총기테러… 40여 명 사상

일각에서는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와 연계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아프가니스탄 참전 등을 둘러싸고 알카에다 지도자들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았다. 특히 지난주 노르웨이 검찰은 "나를 추방하면 특정 정치인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이라크 태생 성직자 물라 크레카를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23일 <조선일보> '노르웨이 테러 추정 폭발 사고 10여 명 사상… 알카에다, 아프가니스탄 참전국 보복 가능성'

 조선일보를 비롯한 우리 언론 대부분은 테러 직후 배후 세력을 알카에다 등 이슬람으로 추측성 보도를 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우리 언론 대부분은 테러 직후 배후 세력을 알카에다 등 이슬람으로 추측성 보도를 했다. ⓒ 조선닷컴

특히 <조선일보>는
"앞서 작년 12월 인근 국가인 스웨덴 도심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테러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가 스웨덴이 아프가니스탄전에 기여한 국가들에 대해 보복하려는 목적에서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과거 인근 국가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시켜 노르웨이 테러도 알카에다 소행으로 추측한 것이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를 보고 또 이슬람이 테러를 자행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연합뉴스>가 보도한 '이스라엘, 노르웨이 테러 무슬림 가능성 제기' 제목 기사를 보면 명백하게 테러 배후는 이슬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TV 2는 노르웨이 주재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과 인터뷰를 했다. 이 외교관은 "연쇄 테러는 노르웨이 내 소수 무슬림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며 "노르웨이는 물론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급진 이슬람 단체와 세포 조직이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지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노르웨이는 리비아는 물론 아프가니스탄에 군병력을 파견해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사견이지만 이슬람 외의 다른 어떤 배후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인 생각이라고 했지만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이 한 발언이라 무게를 더할 수밖에 없다.

범인도 잡히지 않고, 범행 목적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 데도 이스라엘 관리는 그냥 이슬람 외에는 테러를 자행할 세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스라엘 관리 말을 들은 서구 사람들과 <연합뉴스> 기사를 읽은 우리나라 독자들은 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테러를 자행했다고 여기기 쉽다.

<한겨레>도 별 다르지 않았다. <한겨레> 인터넷 판 '노르웨이 정부청사 인근서 폭탄테러 수십명 사상' 제목 기사에서 "폭발 사고는 노르웨이 당국이 알카에다와 연관된 자생적 테러 음모 사건을 수사하는 시점에 일어났다"며 "최근 노르웨이 검찰은 자신을 이 나라에서 추방할 경우 노르웨이 정치인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이라크 출신 이슬람 성직자 물라 크레카르를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현지에 특파원을 파견한 언론사가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언론들은 전적으로 서구 언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테러같은 사건은 속보로 순간순간 전해지므로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결국 서구 언론이 이슬람을 배후로 보도하면 우리 언론도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는 인정한다.

하지만 테러만 터지면 이슬람으로 단정하려는 서구 언론의 시각과 이를 그대로 전하는 우리 언론은 비판받아야 한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이슬람=테러종교'라는 그릇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자들이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이슬람 전체가 테러세력이라는 말은 아니다. 즉 '이슬람=테러종교'는 성립되지 않는다. 솔직히 중세 십자군 전쟁, 19세기 서구제국주의의 식민지 전쟁, 2003년 아프가니스탄 침략과 이라크 침략은 기독교 근본주의가 오히려 더 전쟁을 좋아하는 종교임을 증명했다. 물론 그들은 기독교 진리와는 상관없다.

노르웨이 테러범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슬람 외의 다른 어떤 배후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한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는 이슬람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옛날 사건까지 꺼집어내 이슬람과 연결시키려고 했던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다. 테러=이슬람이 아님을 이번 노르웨이 테러는 증명했다. 테러를 무조건 이슬람과 연결짓는 보도와 시도는 이제 고쳐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김동수 기자는 목사입니다.



#노르위에#이슬람#기독교근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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