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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5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1년 상반기 석유제품 품질조사 결과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가장 높은 정유사는 에쓰오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5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1년 상반기 석유제품 품질조사 결과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가장 높은 정유사는 에쓰오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 지식경제부

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가장 높은 정유사는 이번에도  에쓰오일이었다. 지난 7월 24일 지식경제부 발표(한국석유관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1만 8220개 업소 석유제품을 검사한 결과 에쓰오일의 유사석유제품 적발률(3.2%)이  타 정유사(1.3%~1.6%)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지식경제부가 실시한 조사결과와 유사하다. 당시 조사에서도 정유사들의 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은 에쓰오일(5.1%), 현대오일뱅크(3.3%), SK에너지(3.0%), GS칼텍스(2.6%) 순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유독 에쓰오일의 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계속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통품질관리 담당 본사 품질관리팀, 에쓰오일만 없어

 작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석유제품 품질조사'에서도 에쓰오일은 다른 정유사에 비해 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가장 높았다.
작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석유제품 품질조사'에서도 에쓰오일은 다른 정유사에 비해 유사석유제품 적발률이 가장 높았다. ⓒ 지식경제부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의 품질관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공장에서 출고될 때까지 생산과정에서 이뤄지는 제조공정 단계의 품질관리, 또 다른 하나는 공장에서 출고 후 각 주유소로 공급되는 유통단계에서의 품질관리, 즉 유통품질관리다. 이에 따라 보통 정유사들은 공장과 본사에 각각 품질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유통품질관리를 담당하는 본사 품질관리팀은 가맹 주유소를 순회하며 유사석유제품을 취급하는지를 점검한다. 또 석유품질에 대한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처리한다. 현재 SK에너지는 석유품질관리팀, GS칼텍스는 품질기획팀, 현대오일뱅크는 품질운영팀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본사 품질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과 달리 에쓰오일은 본사에 유통품질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쓰오일 A관계자는 "공장에는 품질관리팀이 있지만 본사에는 없다"고 했고 에쓰오일 B관계자 역시 "따로 품질관리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고객서비스팀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같이 하고 있으며 10명의 품질매니저가 전국을 돌며 점검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사석유제품 적발주유소, 에쓰오일 본사 '무반응'

 지난 달 21일, 유사석유제품 판매로 3개월간 사업정지 처벌을 받은 한 주유소. 정유사 브랜드가 그려진 대형 간판이 파란색 비닐로 가려져있다.
지난 달 21일, 유사석유제품 판매로 3개월간 사업정지 처벌을 받은 한 주유소. 정유사 브랜드가 그려진 대형 간판이 파란색 비닐로 가려져있다. ⓒ 이정환

하지만 현장확인 결과 에쓰오일 유통품질관리에는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21일 오후, <오마이뉴스>는 불법석유제품을 취급하다가 적발된 서울 지역의 주유소(SK에너지 1곳, GS칼텍스 1곳, 에쓰오일 2곳)를 찾았다. 이 주유소들은 모두 한국석유관리원 홈페이지에 불법석유제품 취급업소로 등재돼 있는 곳이다.

일단 4개 주유소 중 3곳은 유사석유제품 적발 후 정유사들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SK주유소의 경우 행정처분으로 영업정지 상태였으며 GS칼텍스와 에쓰오일 주유소 1개소는 각각 대표자들이 적발 후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유사석유제품이 적발된 또 다른 에쓰오일 주유소 관계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유사석유제품) 적발 이후에 에쓰오일 본사에서 나온 적이 없으며 별다른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유사석유를 취급하다 적발된 자사 가맹 주유소임에도 원인 점검이나 사후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취재과정에서 만난 모 주유소의 김아무개씨는 "SK나 GS의 경우에는 유사석유가 적발되면 바로 폴을 뗄 정도로 강력한 조치를 한다"고 말한 뒤 "아무래도 주유소의 숫자가 적다 보니 에쓰오일이나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5년 정도 주유소업계에서 종사했다.

정부 관계자 "에쓰오일 품질관리 등한"

 강북구의 한 에쓰오일 주유소. 주유소의 한 관계자는 "(유사석유제품) 적발 이후에 에쓰오일 본사에서 나온 적이 없으며 본사로부터 별다른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북구의 한 에쓰오일 주유소. 주유소의 한 관계자는 "(유사석유제품) 적발 이후에 에쓰오일 본사에서 나온 적이 없으며 본사로부터 별다른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 이정환

결국 이와 같은 차이는 본사 품질관리부서의 유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사 석유품질관리팀을 두고있는 SK에너지 측은 "현재 전국 6개 권역에 품질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 내 23명으로 구성된 석유품질관리팀이 각 주유소를 돌며 유사석유제품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GS칼텍스 경우에도 정밀분석 장비가 탑재된 품질서비스 차량을 도입해서 석유제품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바로 분석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현대오일뱅크 측도 "현재 성남, 대전, 부산 등 3개 지역에 서비스센터를 설치했으며 광주에도 직원을 파견해 자사 주유소를 순회하며 품질 확인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정유사의 홍보팀 관계자는 "유사석유가 적발되면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에 타격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석유제품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바로 디브랜딩(상표를 떼내는 조치)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에쓰오일과 여타 정유사들의 유통품질관리 시스템 차이와 관련하여 정부 관계자는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에는 엄청나게 관리를 하는 편인데 에쓰오일의 경우에는 품질관리를 등한시 한다"면서 "경영혁신을 한다는 이유로 인력과 비용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품질관리 담당부서가 없는 것은 분명히 문제"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전문가들도 에쓰오일이 본사에 유통품질관리 부서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윤원철 한양대학교 교수는 "정유사도 유사석유를 그냥 방치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운을 뗀 뒤 "상식적으로 정유사가 일정한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도 "영업자나 간판만 바뀌면 계속 영업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석유관리원 하나로는 불법탈세 석유를 잡기 힘들다"며 "정유사 차원에서도 자사 폴 주유소에서 탈세석유가 나오지 않도록 앞으로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주석 아주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는 "정유사에서도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는지 집중적으로 감시를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담당하는 품질관리팀이 없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정유사에서는 자신들의 폴 주유소에서 유사석유를 사용하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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