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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과연 이 댐이 한낱 흉물스런 구조물에 불과할까!
[평화의 댐]과연 이 댐이 한낱 흉물스런 구조물에 불과할까! ⓒ 신광태

"이 깊은 산속에 뭐 할라꼬 저래 세맨(시멘트)을 처 발랐노!"
"그러게 말이예요. 코흘리개 돈까지 끌어 모아 물도 없는 여기에 왜 쓸데없는 댐을 만들었을까요?"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에 위치한 평화의 댐 정상에서 모녀인 듯한 두 분이 나누는 대화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이곳 깊은 산골짜기에 전국 최고 높이의 거대한 시멘트 구조물을 만들었는지 따져 볼 일이다.

왜 역대 정부에서 평화의 댐 기능에 대한 설명에 인색했을까!

[평화의 댐 중간 부분] 해발 225m(테두리) 부분이 1차  건설 평화의 댐 표시이며, 노랗게 표시된 EL 203.6m 부분이 2002년 1월 물이 찼던 표시이다.
[평화의 댐 중간 부분]해발 225m(테두리) 부분이 1차 건설 평화의 댐 표시이며, 노랗게 표시된 EL 203.6m 부분이 2002년 1월 물이 찼던 표시이다. ⓒ 신광태

[평화의 댐 상단 부분] 평화의 댐 최상단 아래에 보이는(EL 노란글씨) 부분(해발 264.5m)이 지금의 금강산댐이 붕괴되었을때 물이 차게 되는 높이 이다.
[평화의 댐 상단 부분]평화의 댐 최상단 아래에 보이는(EL 노란글씨) 부분(해발 264.5m)이 지금의 금강산댐이 붕괴되었을때 물이 차게 되는 높이 이다. ⓒ 신광태

1986년 10월 당시 제5공화국 정권에서는 북한에서 수공을 목적으로 금강산댐을 건설한다는 발표와 함께 대응용 댐 건설의 필요성을 내세워 639억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당시 이렇게 많은 성금이 모금된 이유는 정부에서'금강산댐이 붕괴될 경우 63빌딩 절반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서울은 물바다가 될 것이다'라는 발표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고생,대학생 할것 없이 전국민이 성금 모금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도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돌연 북한에서 금강산댐 건설을 중단해 버렸다. 따라서 국민들은 '정부가 정권연장의 목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금강산댐을 내세워 평화의 댐을 건설했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80m 높이의 평화의 댐은 국민적 혐오시설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와 같은 한국민의 여론이 잠잠해질 즈음인 1999년 댐 건설에 착수해 2000년 높이 88m 규모의 금강산댐 건설을 완공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에서는 금강산댐 건설 착수나 완공에 대한 발표는 없었다. 결국 이것이 후에 문제를 키웠다.

2002년 1월, 한꺼번에 많은 수량이 평화의 댐으로 유입된 것이다. 80m(해발 225m) 높이의 평화의 댐 해발 203.6m까지 물이 차올랐다. 이는 평화의 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잠길 정도는 아니더라도 서울이나 북한강변 저지대 시민들의 피해가 컸을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정부에서 즉각 상황파악에 나선 결과 금강산댐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9월 2329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북한의 금강산댐 규모(2003년 2차공사 완공,높이 121.5m 폭 710m, 저수량 26억2천만 톤)보다 큰 높이 125m, 길이 601m, 저수량 26억3천만 톤의 평화의 댐 2차 공사를 착수해 2006년 6월에 준공했다.

다시 말해서 금강산댐이 일시에 붕괴가 되더라도 평화의 댐이 넘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증축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정부나 언론은 평화의 댐 2차 공사 준공에 대한 발표에 인색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많은 국민들이 평화의 댐을 불필요한 구조물 또는 과거 정부가 북풍을 이용한 정권 연장을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댐으로 인식하고 있다.

평화의 댐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댐 옆 산 쪽을 보면 지름 10m규격의 4개의 원형 배수구가 설치된 것이 보인다. 이것은 북쪽 수량 유입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배수가 이루어지는 역할을 한다. 이 말은 일시에 많은 물이 유입이 된다 해도 이곳 평화의 댐 배수 기능에 의해 일정량의 물이 하류(파로호)로 방류되기 때문에 홍수조절 기능을 하는 것이다.

금강산댐으로 인한 또 다른 심각한 문제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는 2011.7.7일자 사설을 통해 평화의 댐에 대한 진실을 말했다.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는 2011.7.7일자 사설을 통해 평화의 댐에 대한 진실을 말했다. ⓒ 조선일보



북한은 금강산댐 건설에 착수하면서 발전을 위한 명목으로 물줄기를 원산으로 역류시켜 정확하지는 않으나 금강산댐 공사 이전보다 북한강 수계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수십만 톤이 적어졌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는 수자원 고갈에 따른 발전량 부족은 차치하고라도 북한강 수계의 파로호, 춘천호 등지의 물고임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른 수생태계 변화이다.

과거 파로호는 맑은 물의 지표 동물인 민물새우가 지천이었다. 따라서 파로호에는 민물새우를 먹고 사는 메기, 뱀장어, 빠가사리, 쏘가리, 붕어 등 토속 민물고기가 많아져 연중 10만여 명 이상의 낚시 관광객이 찾는 말 그대로 민물고기의 보고였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파로호에는 뻘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민물새우가 사라지면서 이를 먹이로 하는 토속어종이 점차 사라지는 연쇄 반응이 일어나 상대적으로 환경변화의 적응에 빠른 배스와 같은 외래어종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북한강은 수도권 시민들의 젖줄인 상수원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위와 같은 북한강 오염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문제점 제기는 뒷전이고 한강수계 인근 오염행위 근절에만 치중한다. 정부는 북한강 수계 오염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북측에 금강산 댐 포기의 대가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북측에서 수공이 아닌 전기를 목적으로 금강산댐을 건설했다면)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평화의 댐#화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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