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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하는 이한신 씨 이한신 씨(오른쪽)가 입대위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사항을 적은 패널을 목에 걸고 시위를 하고 있다.
1인시위하는 이한신 씨이한신 씨(오른쪽)가 입대위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사항을 적은 패널을 목에 걸고 시위를 하고 있다. ⓒ 허성수

 

서울 도봉구 도봉2동 동아에코빌 아파트에서는 노인회(회장 박영옥)와 입주자대표회의(회장 안명호, 이하 입대위) 사이가 썩 좋지 않다. 노인회가 입대위를 불신하면서 갈등이 초래되고 있는데, 최근 노인회는 입대위가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최저가 낙찰업체를 배제한 채 더 많은 돈을 주고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입대위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자는 양쪽의 입장을 들어봤다.

 

노인회, 공사비 뻥튀기했다고 주장하며 해명요구

 

이 아파트 노인회 총무 이한신(71)씨는 지난해 10월 입대위가 종합관제시스템공사를 위한 공개입찰을 하면서 5개 사로부터 응찰을 받았는데, 그중 최저가를 써낸 H사를 배제하고 그보다 2천여만 원이 더 많은 S사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H사를 배제한 이유로 '자격미달'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씨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사가 지금도 국내 대형은행들의 종합관제시스템을 시공한 후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었다. 

 

"S사와 2010년 10월 26일에 계약한 서류에 11월에 작성한 시방서가 첨부되어 있는 것도 말이 안 돼요."

 

이씨는 S사의 계약서류에 첨부한 시방서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방서라는 것은 공사를 발주하는 입대위를 대신해 관리사무소에서 작성해 응찰하는 업체에게 미리 줘서 전체 공사비의 견적을 내게 하는 것인데, S사의 경우에는 계약자로 선정된 뒤 한 달 뒤에 자신들이 직접 시방서를 작성해 계약서류에 첨부했다고 했다. 이씨는 입대위가 형식만 공개경쟁입찰을 취한 뒤 자격미달이라는 이유로 최저가 업체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찍어놓은 S사와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오전 10시 이씨는 동아에코빌 단지 내에서 입대위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을 적은 피켓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씨는 종합관제시스템 공사 업체를 선정한 과정을 비롯해 다섯 가지 의혹에 대해 질문하는 형식으로 답변을 요구했다. 마침 그날은 입대위에서 단지 부근에 들어온 방학변전소 이전을 위한 도봉구청 앞 화요일 정기시위를 하는 날이었다. 각 동 대표들이 관리사무소로 가던 중 이씨를 만났는데, 가볍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정말 아무 근거도 없으면 우리가 이러고 있겠어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주민들이 낸 관리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지 왜 돈을 더 주고 계약합니까."

 

이씨는 만일 자신이 제기하는 의혹이 엉터리이고 그들이 정말로 깨끗하다면 명예훼손으로 자신을 고발해야 마땅한 것 아니냐며 입대위가 자신에게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못한 채 얼버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대위, 법정에서 무혐의처분 받아 대응할 가치 없어

 

이에 대해 입대위 임원들은 아파트 관리규정대로 했고, 노인회가 이 건을 가지고 법원에 진정을 해 여러 번 조사를 받은 결과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도봉동 동아에코빌 입대위 기술이사 손치용씨는 올해 3월 1일자로 판결이 난 서류까지 보여줬다. 무혐의 처분 이유는 '증거 불충분'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시비할 사항이 아닌데 노인회가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며 매번 같은 대답을 해야 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손씨는 종합관제시스템 사업에 응찰한 업체 중 최저가격을 써낸 H사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 실적을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개경쟁입찰을 했으나 1차는 5개사가 미달돼 유찰됐고, 2차에서 5개사가 응찰했습니다. 그 중 최저가격을 제시한 H사는 서류가 미비해 보완해서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요. 그러나 응하지 않았어요. 다시 3차 입찰을 붙였으나 3개사밖에 오지 않았죠. 결국 유찰돼 S사와 수의계약하기로 한 것입니다."

 

손씨는 아파트 관리규정상 3차 입찰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하기로 돼 있다며 S사를 최종 선택한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견적서의 목록 중 일부 부품에 대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원래 올린 숫자대로 다 구입하지 않은 품목의 가격을 그대로 계산해 공사비를 뻥 튀기 했다는 노인회 주장에 대해서도 입대위 측은 부인했다. 처음 견적서에 올린 숫자만큼 부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을 경우 실제 시공하면서 구입한 수만큼 차감했고, 노인회에서 매번 서면으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빙자료를 첨부해 성실하게 답변해 줬다고 말했다. 

 

안명호 회장은 "노인회는 3~4대 입대위 시절부터 집행부를 상대로 줄곧 소송하며 괴롭히는 존재였다"며 "5대 입대위가 그동안 허위사실을 유포해도 고소고발하지 않은 것은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서 참았던 것이며, 이제 우리도 법적으로 적극 대응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도봉동#입대위#노인회#동아에코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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