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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무릎을 꿇고 있다. 이미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오 시장은 투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오자, 투표율 저조를 의식해 시장직까지 거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무릎을 꿇고 있다. 이미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오 시장은 투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오자, 투표율 저조를 의식해 시장직까지 거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 남소연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새빛둥둥섬 앞에서 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인 이 새빛둥둥섬의 예산을 줄이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장소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거부 수상시위를 벌이게 된 배경을 밝혔다.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새빛둥둥섬 앞에서 회견을 열고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인 이 새빛둥둥섬의 예산을 줄이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장소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거부 수상시위를 벌이게 된 배경을 밝혔다. ⓒ 남소연

 

"사람 살려요! 오세훈 시장 때문에... 사람 살려요!"

 

21일 오후 악취가 진동하는 서울 반포대교 남단 세빛둥둥섬 인근. 수심 5m 한강에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간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이 소리쳤다. 안진걸 팀장 주위에는 5만 원, 1만 원, 5000원, 1000원짜리 돈 다발이 '둥둥', 아이들 식판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사람 몸 크기의 돈과 식판을 한강에 띄운 10여 명의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이하 투표거부 운동본부)' 관계자들 뒤로는 '나쁜투표 NO!'라는 부표가, 그 뒤로는 거대한 세빛둥둥섬이 떠 있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000억 원짜리 세빛둥둥섬 때문에 서울시민들이 낸 세금도, 아이들 밥그릇도 떠내려가고 있다"면서 "세빛둥둥섬을 그만두고 무상급식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사무처장은 "서울시는 세빛둥둥섬 사업에 1150억 원이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보에 따르면 1600억 원 이상이 이미 소요되었고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2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염 사무처장은 "2000억 원을 들여서 세빛둥둥섬을 개장했지만, 여름에는 비 때문에 겨울에는 강풍 때문에 사용할 수 없어 1년 중 3~4달만 사용가능하다"면서 "이는 서울시가 얼마나 계획 없이 사업을 진행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포한강공원 사업 예산 1000억 원까지 더하면 세빛둥둥섬과 그 인근에 3000억 원이 투입되었다"면서 "이 돈이면 4~5년 동안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표거부 운동본부는 퍼포먼스에 앞서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을 연계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이번 주민투표는 서울시민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 시장이 기획하고 주도해서 둥둥 띄운 '세훈둥둥투표'라면서 오늘 기자회견으로 이번 주민투표가 정치적 투표임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서윤기 서울시의원은 "그동안 용산참사, 수해가 발생했을 때 눈물지으며 반성한 적이 없는 오 시장이 오직 자신의 진퇴를 가지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그 진정성이 의심스러웠다"면서 "주민투표거부를 통해 이번 주민투표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 기자회견은 명백한 주민투표법 위반"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새빛둥둥섬 앞에서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인 이 새빛둥둥섬의 예산을 줄이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거부하자는 내용의 수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새빛둥둥섬 앞에서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인 이 새빛둥둥섬의 예산을 줄이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거부하자는 내용의 수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투표거부 운동본부는 또 이번 오 시장의 결정을 "명백한 주민투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 시장 기자회견 직후 시의회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은 주민투표 전에 시장직을 연계시킴으로써, 순수한 주민투표를 타락한 정치투표로 변질시켰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민들을 투표장에 나오도록 협박하는 것으로, 시민을 우롱하고 모독하는 행위"라면서 "결국 투표율을 높여 자신의 시장직을 유지하려는 또 다른 정치적 꼼수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 반시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오 시장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주민투표참여를 호소했는데, 이것 역시 명백한 주민투표법 위반"이라면서 "오 시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시민협박, 시민분열이 아니라, 주민투표를 당장 중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오전 기자회견에서 "투표불참운동을 하는 측은 역사 앞에 두고두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에 대해 이상수 공동대표는 "한 마디로 적반하장격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불참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도 오세훈 시장이시고, 이러한 사태를 몰고 가는 것도 오 시장 책임"이라면서 "오 시장이 순수한 입장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주민투표 중단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시의회 "주민투표 본질 훼손될 수도" 우려

 

한편, 민주당 시의회와 한나라당 시의회 역시 각각 오 시장의 거취표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서울시민이 부여한 자리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부로 내걸고 흥정을 벌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밥 안 주면 우는 아이는 봤어도 밥 못주겠다면서 우는 어른은 처음 본다는 시민들의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얼마 전 누가 묻지도 않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더니 오늘은 서울시민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함부로 시장직을 걸었다, 이번 주민투표가 말 그대로 순수한 정책결정 투표였다면 왜 그렇게 소란스럽게 해야하나"라며 "오세훈 시장의 오늘 발표는 이번 투표가 왜 나쁜 투표인지, 왜 투표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시의회 역시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것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비록 이번 주민투표가 큰 의의를 지니고 있지만, 그 본질은 서울이라는 거함의 운항방향을 놓고 주권자인 서울시민의 뜻을 묻는 정책 투표"라며 "이런 선례가 남으면 주민투표를 발의하는 단체장은 모두 그 직을 걸어야 하게 돼 주민투표라는 제도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시민의 1/3이 참여하지 못해 투표함이 열리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투표 거부운동을 하고 있는 민주당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전적으로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주민투표#무상급식#세빛둥둥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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