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김백일(본명 김찬규, 창씨개명 金澤俊男, 1917~1951) 장군 동상 철거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 창원지방법원 행정부가 '동상 철거 관련 행정대집행정지신청 사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높다.
동상은 지난 5월 27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세워졌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과정에서 반대하는 미군을 설득해 피난민 10만 명을 배에 승선시킨 공을 세웠다며 동상을 세웠던 것.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김백일 장군이 '친일파'라며 동상 철거를 촉구했고, 거제시의회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동상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거제시는 자진 철거를 요청하고,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자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거제시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동상철거명령 및 철거 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창원지법 행정부는 지난 12일 심문에 이어 25일까지 양측에 추가 자료를 내도록 했다. 법원 결정은 26일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은 동상 철거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거제지회는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기자를 초청해 25일 오후 3시30분 거제시청소년수련관에서 강연회를 연다. 조 대기자는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도 열린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오는 29일 오후 7시 신현농협 수양점 문화센터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김백일 동상 철거를 위한 시민토론회"를 연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족문제연구소와 거제시의회,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토론한다.
고소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김백일 장군 유족과 함경남북도중앙도민회는 지난 18일 한기수 거제시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기수 의원은 지난 6월 15일 열린 정례회 때 김백일 장군에 대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재산과 목숨을 내던지면서 독립운동을 하던 독립군을 토벌하고 민족의 피를 빨아 먹으면서 일본에 빌붙은 친일파"라고 발언했다.
또 유족들은 지난 7월 말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관계자 4명을 '사자 명예 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적이 있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김백일 장군 동상에 계란을 투척하기도 하고, 차양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을 내면서 김백일 장군의 친일 행적을 등재해 놓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김백일 장군에 대해 "만주군이 장교 양성을 위해 설립한 중앙육군훈련처(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간도특설대 창설요원으로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복무했다"며 "만주국군 대위·중대장 등으로 현지에서 항일무장세력을 진압하는 활동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거제시청 관계자는 "지금은 동상을 세웠을 때 모습 그대로 있다. 한때 차양막으로 덮었다가 관광객들이 오는 장소로 보기에 흉해서 철거했다"면서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서 나오는 결정을 보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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