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55)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이르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26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기로 했다. 10일은 박 상임이사가 50여 일간의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하산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는 산에서 내려오기 전까지는 그 어떤 언론과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철수 교수의 출마 결심 보도 직후 박 상임이사와 만난 희망제작소의 한 관계자는 2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시민사회 후배들은 그가 출마할 것으로 보고 선거 준비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일주일 뒤엔 우리 국민들이 박원순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면 별도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밝혔다. 해당 언론은 이 기사를 삭제한 상태라고 전했다.
안 교수의 출마 문제에 대해서 그는 "오히려 두 분의 출마가 이번 선거 분위기를 바꾸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정당 위주의 진부한 선거 분위기를 완전히 일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박원순-안철수 두 사람의 출마로 판이 확 바뀌는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주 재밌는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순-안철수 두 명이 모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전혀 부정적인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정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박 상임이사와 만난 또 다른 시민사회 진영의 한 관계자도 "출마하는 걸로 안다"며 "주변에서는 이미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일각에서는 박 상임이사가 출마를 접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간다(GO)"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정치문화와 선거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새로운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두 사람 중 누가 이기고 지느냐에 대한 관심보다는 한국정치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박 상임이사와 만난 몇몇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그가 서울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건강해졌고 평소 앓던 요산통풍도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신 수염을 너무 많이 길러서 적어도 기자회견을 하게 되는 10일에는 수염부터 깎고 기자회견에 나서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