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전격 회동해 '범야권 단일후보를 통해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합정동 노무현 재단에서 만난 한 전 총리와 박 상임이사는 이를 포함해 ▲ 서울시장 선거를 범야권과 시민이 하나가 돼 반드시 승리하는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 ▲ 박원순-한명숙 두 사람은 범시민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이후엔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이날 회동은 박 변호사측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한 총리를 만나고 싶다며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 요청해 와 문 이사장이 자리를 주선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박원순 상임이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안철수' 단일화가 완료되고 박 상임이사와 한 전 총리가 '범시민야권 단일후보'선출에 합의함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야권 전체와 민주당 내 움직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전 총리쪽의 황창하 전 총리실 정무수석은 "당장 다음 약속을 잡지는 않았지만 한 전 총리와 박 상임이사는 몇 차례 더 만나게 되지 않겠느냐"며 "당과 상의하면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문제와 관련해 우선 주목되는 것은 한 전 총리의 출마 여부다. 그가 민주당 후보군 중에서 큰 차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출마 여부가 결정돼야 민주당 후보 선출이 가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창하 전 수석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고, 민주당의 한 친노인사는 "한 전 총리가 또 출마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면이 있으나 주변에서 계속 설득하고 있어 출마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