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선거를 앞둔 추석 연휴는 향후 민심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다. 특히 올해 추석을 앞두고는 '안철수 쓰나미'가 정치권을 강타했다. 올해 추석 차례상의 최대 화제 또한 '안철수 현상'이다. 정치권은 추석 연휴 이후 민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는 '차례상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리얼미터'에 의뢰해 추석 연휴 첫날인 10일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편집자말] |
서울시민 가운데는 안철수 교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가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러나 내년 대선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교수의 양자구도로 치러지는 가상대결에서는 안철수 교수를 찍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의 대선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박근혜 대항마'로서 출마가 불가피하다면 안 교수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층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0일 서울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안철수 교수가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1%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34.8%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0%였다. '투표 의사가 없다'는 응답자를 배제한 적극 투표층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48.5%)와 '바람직하다'(35.0%)로 비슷한 응답율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지역, 세대, 이념 성향, 직업, 지지 정당별 특성을 보면, 안 교수의 대선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은 ▲강남권(61.5%) ▲50대 이상(53.8%) ▲보수 성향(66.5%) ▲자영업(57.7%) ▲한나라당 지지층(65.9%)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안 교수의 대선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은 ▲강북서권(40.0%) ▲20대(54.4%) ▲진보 성향(53.4%) ▲사무직(50.3%)과 학생층(57.1%) ▲민주당 지지층(45.7%)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 안철수 47.9% vs 박근혜 38.5%
그러나 "내년 대선에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안철수 교수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하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물었더니, '안철수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3.4%)이 '박근혜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1.8%)보다 1.6%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의사가 없다'는 응답자를 배제한 적극 투표층에서는 '안철수 지지'(47.9%)와 '박근혜 지지'(38.5%)의 격차(9.4%p)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특히 안 교수의 대선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 중에서는 81.8%가 '안철수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사실상 '절대적 지지'를 보였다.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처음 내비친 이후 정치권을 초토화한 '안철수 현상'이 향후 민심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이번 추석 연휴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6일 안 교수의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CBS-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안 교수가 내년 대선에서 야권단일화 후보로 박근혜 전 대표와 1 대 1로 맞붙을 경우, 안철수 43.2% 대 박근혜 40.6%로 안 교수가 2.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지역, 세대, 이념 성향, 직업, 지지 정당별 특성을 보면, 안철수는 박근혜와의 1 대 1 구도에서 ▲강남서권(52.0%) ▲남자(46.0%) ▲20대(66.2%) ▲진보(62.5%)와 중도 성향(53.2%) ▲학생(72.8%)과 사무직(60.6%) ▲민주당 지지층(71.7%)에서 압도적 또는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특히 중산층이 많은 ▲강남서권 ▲중도 성향에서 상대적 우위를 나타내고, 그의 절대적 지지층인 ▲20대와 ▲학생층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인 것은 '박원순 지지층'과 중첩되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10일 서울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가구전화 자동응답조사 방식(총 통화시도 7609명)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7%p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