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19일 오후 3시 10분] "저희도 어제 알았습니다."19일 토마토저축은행 예금주 설명회에서 정부를 대표해 나온 예금보험공사 관계자가 이같이 말해 예금주들의 분노를 샀다.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3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예금주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설명회에서 손병열 예금보험공사 검사역은 "토마토저축은행이 45일 간의 정상화기간 동안 정상화될 수 있느냐"고 묻자 "모른다, 토마토저축은행 영업정지 사실을 어제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강당에 모인 예금주들은 "설명도 못하면서 왜 나왔느냐", "금융위원회 직원들은 어디갔느냐"며 소리쳤다. 몇몇 예금주들은 연단에 나와 손 검사역에게 "무엇 하는 사람이냐"며 따졌다.
얘금보호를 못받는 후순위채권 보유자들이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말하자 손 검사역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고 답하자 욕설이 나오는 등 강당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예금주들은 손 검사역의 마이크를 빼앗기도 했다.
피해자 대책 마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오아무개씨는 "내일 토마토저축은행의 공식 설명회가 예정돼 있는 토마토2저축은행 선릉지점으로 몰려가 궐기 대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신 : 19일 낮 12시 10분] "은행 망하면 전재산 다 잃는다" 토마토저축은행 본점 앞에서는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심재옥(가명, 48)씨는 "정부가 BIS 비율 8%라고 해서 우량한 저축은행인지 믿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일요일에 BIS비율 형편없다고 영업정지하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더 이상 정부를 못 믿겠다"고 말했다.
안아무개(72)씨는 "월남전에서 동료들 죽어나가는 가운데 고엽제 맞아가며 번 돈을 종잣돈으로 해서, 모은 돈 7400만 원으로 후순위 채권을 샀다, 은행 망하게 되면 전 재산을 다 잃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정권 들어 십수개 저축은행이 무너졌다, 서민들 다 죽게 생겼는데 정부는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 미리 정리해서 서민 피해 안가도록 해야했다"며 "경제대국이라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 청와대 가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후순위채권자를 중심으로 집단 대응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은행 앞에는 보호를 못 받는 후순위채권자들이 함께 대응하자는 내용의 전단이 붙기도 했다.
송아무개(75)씨는 "8.5% 이자를 준다는 신문안에 담긴 전단지를 보고 후순위채권을 샀다, 은행 직원은 보호를 못받는다거나 하는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토마토저축은행과 관리감독을 못한 금융당국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1신 : 19일 오전 11시 6분] 굳게 닫힌 유리문 발로 차는 예금자들
19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신흥동 토마토저축은행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전날 이 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이날 새벽부터 온 수천 명의 예금주들은 굳게 닫힌 유리문을 두드리며 "돈을 내달라"고 외쳤다. 한 예금자는 문을 발로차다기 주변 사람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예금보험공사와 은행 측은 이날 인근의 신흥3동 주민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22일 부터 5000만 원 이하 예금에 대한 가지급금(2000만 원) 지급을 위한 번호표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예금주들은 "당장 돈을 달라, 사기 치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오전 10시께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이 은행 앞에 나타나자 큰 혼란이 일었다. 예금주들은 "저 놈 잡아라"라고 외치면서 신 회장을 둘러싸고 "당장 돈을 내달라"고 외쳤다.
신 회장은 "자산을 매각해 45일 내에 정상화 시키겠다, 5000만 원 초과 예금을 출자금으로 내주시면 배당으로 돌려드리겠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예금주들의 반발 속에서 10분만에 자리를 빠져나갔다.
예금주들은 서로에게 하소연을 하며 발을 동동 굴렸다. 특히, 예금 보장을 못받는 5000만 원 초과 예금주와 후순위채권자들은 눈물을 쏟았다. 김아무개(34)씨는 "7000만 원 예금했다, 전세금 마련하려고 월 100만 원짜리 적금을 부었고 다음달 만기 앞두고 엊그제 마지막 적금을 냈다, 혹시 불안해 직원한테 회사 튼튼하냐고 했을때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보증금 300만 원 짜리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고, 곧 전셋방으로 이사가려고 했다"며 "초등학교 아이가 장남감 사주려고 하면 '돈 있어?'라고 되물을 정도로, 아이도 가난을 알만큼 어렵게 살았는데, 나한테 이런일이 벌어지다니..."라며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