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아름다운 도봉산 매력 속으로
지난 9월 4일 중원산 다녀오고 2주일이 지났는데 또 산병(山病)이 도진 것처럼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나 홀로 도봉산 한 바퀴 돌고 오자 맘먹고 산행을 떠나려니 늘 단체 산행에 익숙한 체질이다 보니 너무 적적할 것 같아 마음을 바꿔 누구와 함께 산행을 떠날까? 궁리하다 1965년도 내가 농촌활동 하던 시절 만난 친구 겸 동생에게 오랜만에 전화해 내일 나하고 도봉산 한 바퀴 돌고 오자니 흔쾌히 OK 하며 형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낼 아침 7시 반 부평역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도봉산 어느 코스를 탈까 궁리하다 4년 전 도봉산 산행을 하고 하산할 때 어디쯤에선가 "인절미 바위"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뜻밖에 그때 내가 찍은 "인절미 바위" 사진을 중학교 교과서 편찬하는 곳에서 교과서에 개재하고 싶다며 사진을 사용해도 되겠느냐? 물어 흔쾌히 승낙을 한 바 있는데 오랜만에 "인절미 바위"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 도봉산 어느 코스에 "인절미 바위"가 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아 막연하게 신선봉 하산길 어디쯤이란 기억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 우리나라 속담에 '마음에 있으면 꿈'에 보인다는 기대를 하며 토요일 (2011.9.17) 아침 5시 기상해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수지에 사는 외사촌 누이동생으로부터 문자가 와있다. '오빠 오늘 어디 산행 가시면 함께 가고 싶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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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산 비경 속으로 도봉산 산행길에 본 아름다운 풍경을 동영상과 사진에 담아 게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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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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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새벽들이 누이 동생에게 문자를 보내 1호선 망월사역으로 9시까지 오라고 약속을 하고 1시간 반여 달려 망월사역으로 달려가는데 누이동생이 20여 분 늦게 도착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는 망월사역 도봉산 방향 쪽으로 나와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 산악인 엄홍길 전시관" 관람을 하다 여동생을 만나 이날 산행을 시작한다. 쌍룡사 인근 "탐방지원센터"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며 두 번째 목교를 지나는데 우측 하늘 저만큼 바위봉우리 꼭대기에 거대 "두꺼비"처럼 입을 딱 벌인 형상의 바위가 눈길을 끈다.
그 모습 보며 새삼 자연의 오묘함을 실감하며 이어지는 원 도봉 계곡 바위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안국(安國),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등 불교 관련 글들이 음양각으로 새겨 있는 것을 보며 몇 년 전 금강산 갔을 때 그 아름다운 기암 절경 암벽에 빨강 글씨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 우상화 글을 새겨 자연을 훼손한 모습 보고 못마땅했는데, 이날 도봉산 산행길에 차마 못 볼 것을 다시 본 것 같아 입맛이 쓰다.
그런데 갑자기 망월사 가는 길 좌측 수목에서 마치 무엇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딱딱' 소리가 나 조심조심 살펴보니 '딱따구리 수놈'인듯한 한 마리가 우리가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나무를 쪼으며 벌레를 잡고 있다. 그러고 보니 70평생 가까이 살면서 이렇게 생생하게 딱따구리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담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망월사에 도착했다. 그동안 서너 망월사엔 왔었지만 올 때마다 망월사천봉당태흘탑 (望月寺天峰堂太屹塔), 문수암(文珠菴), 통천문(通天門), 운산 전(雲山殿), 망월사혜거국사부도(望月寺慧炬國師浮屠) 등은 통제구역이라 가보지 못하고 늘 망월사 대웅전인 락가보전(洛迦寶殿) 인근에서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비경과 어우러진 운산전(雲山殿) 풍경을 조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침 사찰 관계자에게 "운산전(雲山殿)" 방향으로 가도 되는가 물으니 된다 하여 그동안 늘 가보고 싶었던 망월사 숨은 비경을 돌아볼 수 있는 행운을 얻어 그 아름다운 비경에 빠져들다 보니 무려 1시간여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시간을 지체하다 서둘러 포대능선 오름길 한적한 그늘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데 세 사람이 싸온 도시락 만찬이 그윽하다.
점심을 먹으며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동생들과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영부영 또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수십 년 동안 늘 단체 산행을 하다 보니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속보 산행을 했는데 이날 모처럼 동생들과 느림보 거북이 산행하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그런 가운데 포대능선에 올라 멀리 조망되는 선, 만, 자 방향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그 수려한 풍경에 반해 내가 만약 화가라면 꼭 포대능선에 올라 저 아름다운 "선, 만, 자" 풍경을 화폭에 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그러나 난 이미 화가이긴 틀려 버린 인생이기에 열심히 그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 대신 디카에 담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Y 계곡 가는 길 도중에 제주도에서 멀리 서울까지 원정산행으로 "불수사도북" 5산종주를 하시는 분들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몇 년 전 내가 했던 "불수사도북, 북도사수불" 1일 종주했던 추억이 떠올라 그분들께 힘든 도전 길 성공을 바라며 모두 안전 산행 위주로 완주하시길 빈다는 격려를 하고 Y 계곡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날이 토요일인데도 예상외로 Y 계곡 통과 인파가 많지 않아 두 동생과 함께 Y 계곡을 실감이 나게 통과하고 나니 도봉산에 처음 온 아우가 자기 평생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롭고 스릴있는 산행은 처음이라며 좋아해 내친김에 신선봉 정상까지 올랐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선, 만, 자 기암 절경 풍경은 언제 다시 보아도 벅찬 감동을 하게 한다.
신선봉 내려서 도봉 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급강하는 하산길로 이어져 특히 안전 산행을 요하는 구간이다. 긴장하는 동생들에게 "북한산, 도봉산"이 서울에 있어 조금 빛바랬지 만약 지리산이나 설악산처럼 "북한산, 도봉산"이 어느 지방쯤에 있다면 아마 내 생각엔 "북한산, 도봉산"이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으로 손꼽혀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란 이야기를 하니 동생들도 이에 동의를 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도봉 탐방지원센터, 마당바위 방향과 산악구조대 방면 삼거리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인절미 바위"를 만날 수 있을까? 궁리하다 그 어느 쪽도 확신이 서지 않아 산악구조대 방면으로 좌측을 하산하다 다시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산악구조대 건물이요, 좌측은 푸른 샘 방향 삼거리에서 우리는 푸른 샘 방향으로 하산한다.
그런데 푸른 샘 계곡에 아주 소량의 물가가 보여 얼굴을 씻고 수건을 적시는 사이 앞서 내려간 동생들을 따라 발길을 재촉하는데 예상치 않게 그렇게 내가 다시 만나길 소원했던 "인절미 바위"를 만나 기쁜 마음에 서둘러 사진을 몇 컷을 찍고 하산하는데 오후 5시 지난 시간인데도 엄청난 장비를 짊어진 암벽 산행팀들이 비박을 할 요량인지 늦은 시간 선, 만, 자 암벽 구간으로 모여들고 있다.
아마 일요일 이른 시간부터 암벽 등반 코스를 선점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 그 모습 보며 나도 도전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도봉산광륜사' 지나는데 우측에 그동안 못 보던 "국립공원등산학교"를 만난다. 아마 급증하는 등산 인구 안전을 위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몇 년 사이에 '도봉 탐방지원센터' 일원에는 엄청난 변화가 이뤄졌다. 주변에 공원도 새롭게 조성되고, 난잡하던 잡상인 골목도 정돈되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도 조성되고 그야말로 다시 찾고 싶은 '도봉 탐방지원센터' 모습으로 변모되었다.
보통 산행 때 같았으면 아마 5시간 정도면 마칠 수 있는 코스를 이날은 두 동생과 모처럼 느림보 거북이 안전 산행을 하다 보니 7시간 반이나 걸려 하산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온종일 무더위에 지친 갈증도 풀 겸 시원한 맥주 한잔 나누며 저녁을 먹고 귀갓길에 들어 귀가하니 밤 10시가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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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문화자원을 온전히 보존하고 쾌적한 탐방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 걸쳐 약 79.916㎢의 면적으로 우이령을 중심으로 남쪽의 북한산 지역과 북쪽의 도봉산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공원 전체가 도시 지역으로 둘러싸여 생태적으로는 고립된 "섬"이지만, 도시지역에 대한 "녹색 허파"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자연휴식처로 절찬리 애용되고 있다. 수도권 어디에서도 접근이 쉬운 교통 체계와 거대한 배후도시로 연평균 탐방객이 865만 명(2009년 기준)에 이르고 있어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과도한 탐방 압력이 북한산의 자연 생태계를 점차 약화시키고 있어 자연휴식년제 구간, 산불조심 기간에 통제구간, 수많은 샛길 안전사고 위험지역 등 출입금지구역에 대한 탐방객 스스로 출입금지가 필요하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주요 암봉 사이로 수십 개의 맑고 깨끗한 계곡이 형성되어 산과 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빚어내고 있으며, 그 속에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삼국시대 이래 과거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생태, 문화, 역사 학습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 발췌>
◉ 산행일시 : 2011년 9월 17일(토요일)
◉ 산행코스 : 망월사역 = 쌍룡사 = 망월사 = 포대능선 = Y계곡 = 산악구조대 = 도봉산탐방
지원쎈타 하산완료
◉ 산행인원 : 3명
◉ 산행시간 : 7시간 반(널널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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