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대 총선 때 대구 12개 선거구에서 야당이 얻은 득표율은 평균 11% 정도였다. 4개 선거구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도 못 했으니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그리고 누구나 야당으로 알지만 무소속의 형태로 출마한 8개 선거구에 한정하여 득표율 평균을 도출하면 16% 정도였다.
가장 높은 득표를 한 후보는 무소속 유시민 후보(상대후보 한나라당 주호영)로 32.59%, 그 다음은 무소속 이재용 후보(한나라당 배영식) 21.69%였다. 두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까지 역임한 인사이지만 대구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다.
이는 대구의 정치 지형이 한나라당 일색인데다, 지역에 기반한 투표행위가 강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실제로 여야 대결 구도가 아니라 친박-친이 대결구도를 형성한 선거구에 입후보한 야당 후보는 서구 진보신당 4.12%(친박 홍사덕-한나라당 이종현), 달서갑 무소속 6.5%(친박 박종근-한나라 홍지만)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이들의 득표는 심지어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은 달성군 선거구의 노윤조 후보(민노당 8.97%)보다도 낮은 결과였다.
그렇다면 오는 2012년 총선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를 놓고 시국 토론회가 열렸다. 9월 22일 저녁 7시, 대구시 중구 가톨릭근로자회관 2층 강당, 평화뉴스 주최였다.
한나라당 대 야권 후보의 1:1 구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사회자 질의-토론자 상호 질의-객석 질의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그 필요성을 부인하는 발언은 없었다. 그러나 연대의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현재 민주당은 대구 12곳 모두, 민노당은 최소 4곳, 진보신당은 최소 3곳에서 각각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토론자들은 민주당이 12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의 양보'를 요구했고, 김희섭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무작정 양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2~3곳은 양보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연대의 방식에 대해 진보정당은 '정치 협상'을 우선적으로 제시했고, 민주당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주장했다. 김희섭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같은 '수성 갑' 선거구에 입후보할 예정인 이연재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할 일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윈윈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해 이견을 보였다.
한편 송영우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협상이 되지 않을 때는 정확한 심판에 의한 승복이 필요하다"며 시민단체가 중재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영순 공동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야권후보단일화 논의구조를 만들어 선거구별로 1:1 구도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등록 시점 이전인 11월까지 후보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종을 이룬 이날 토론회에는 입후보 예정자, 정당 및 시민단체 활동가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