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10월, 첫 번째 지역투어 현장은 대전충남충북입니다. [편집자말] |
대전에서 30분을 달리면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가 있다. 이곳 마전에는 곳곳에 유명 추어탕집이 포진돼 미식가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추어탕 마을이 있다. 이 가운데 특히 A추어탕 집은 금산 지역의 특색을 살려 추어탕에 인삼을 넣은 '양푼이 인삼 추어탕'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2일부터 충남 금산 국제인삼유통센터 일원에서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열렸는데, 추어탕만 고집하며 살아온 양해덕(53)-권은자(48) 부부가 개발한 '양푼이 인삼 추어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지역 방송국에도 소개가 되는 등 마전 추어탕 마을의 향토 음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에 평범한 추어탕에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던 양씨 부부는 금산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삼을 추어탕에 넣고 미식가들의 반응을 들었다. 그 결과 뜻밖에 좋은 반응을 얻어 '양푼이 인삼 추어탕'을 식당 대표 음식으로 올려 세웠다.
주방을 전담하고 있는 부인 권은자씨는 서울 생활을 하다 양씨와 결혼한 뒤, 곧바로 추어탕집이 밀집된 마전으로 이사를 와서 살았는데, 이 때부터 추어탕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내친 김에 추어탕 전문 식당을 차렸다. 양씨 부부는 청결과 친절을 바탕으로 맛난 추어탕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양씨 부부가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것은 미꾸라지 조리법과 식재료 선택이다. 양씨 부부는 절대로 가공된 미꾸라지를 들여오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내는 미꾸라지 전문가를 통해 반드시 생 미꾸라지를 들여와 전통적인 방식으로 추어탕을 만든다.
전통적인 방식이란 미꾸라지를 푹 삶은 후 반드시 체에 걸러 추어탕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미꾸라지 업자들에 의해 가공된 미꾸라지가 아니라, 주인의 정성까지 가미된 수제 추어탕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양씨 부친이 직접 농사를 지은 금산 인삼을 가미하는 것이다. 양씨 부친은 50년 넘게 금산 인삼을 생산한 토박이 농부로 인삼 경작으로만 5형제를 키워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비법은 맛난 고추장에 있다. 해마다 가을에 전통 기법으로 고추장을 담가 추어탕의 최고 양념으로 쓴다. 이 고추장 양념은 전라도 남원 추어탕에는 가미되지 않는 것으로 마전 추어탕 마을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집의 밑반찬은 미식가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무말랭이, 마늘쫑, 부침개, 잡채, 김치, 깍두기, 호박무침, 열무김치, 가지 무침, 콩나물, 멸치볶음 등 다양한 밑반찬을 부인 권씨가 직접 만든다. 물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식재료들이다.
손님이 한 번 찾아오면 이내 단골이 될 정도로 맛난 추어탕 집으로 정평이 난 A추어탕집. 전체 매출의 80퍼센트를 금산이 아닌 외부에서 온 이들이 만들어준다. 대전 중심의 외지인이 식당을 찾는 주고객인 셈이다.
양씨 부부 슬하에 남매가 있다. 둘 다 대학 2학년생인데, 아들은 환경조경학과에 다니고, 딸은 미용 분야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아들 양창우(24) 군은 육군 상병 시절에 생면부지의 일반인에게 골수를 기증해 감동을 준 바 있는 청년이다.
당시 양 상병은 입대전인 2007년 우연히 한국조혈모세포은행서 골수기증에 대한 홍보를 접하고 좋은 일이란 생각에 '사랑의 골수기증'을 약속했다. 이후 입대하여 상병 시절에 한국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골수유전자형이 같은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골수를 기증했다.
인삼의 고장, 금산에 뿌리를 내리고 '양푼이 인삼 추어탕'을 개발해 금산을 찾는 분들에게 좋은 먹거리로 보답하고 싶다는 양씨 부부. 마전 추어탕 마을이 전국 각지 미식가들에게 잊지 못할 명소가 되기를 소망하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