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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차 희망버스를 무력화하려는 '5차 한진 계획' 문건.
5차 희망버스를 무력화하려는 '5차 한진 계획' 문건. ⓒ 민주노총

부산지역 보수단체들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부산행을 약속한 5차 희망버스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를 통해 민주노총이 28일 입수한 사진파일 2컷을 보면 오는 10월8~9일로 예정된 5차 희망버스를 무력화하기 위한 계획이 나와 있다.

 

이 문건에 의하면 이들 단체들은 '5차 한진계획'을 통해 9월 23일부터 사전준비작업을 시작해 "절망버스기획단 주요 집회지점을 공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달걀과 오물을 투척해 공격"한다는 말까지 들어있다.

 

이들은 5차희망버스 당일인 10월 8일 "1단계 주요지점을 공격, 2단계 부산역행사 공격, 3단계 영도대교·부산대교 사수, 4단계 청학성당·봉래로터리 사수" 등의 계획을 세웠다. 그 옆에 손글씨로 적힌 "(8일) 오전 12:00~ 다음날 새벽까지", "되도록 해병대 중심으로, 복장 편하게"라는 내용은 회의하면서 메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급될 일당까지 제시문서에는 기록돼 있다. "평일 25,000원, 주말 40,000원."

 

이들은 5차희망버스 본 일정에 앞서 범시민연합 주요단체들인 새마을(운동본부), 자총(자유총연맹), 바르게(바르게살기국민운동본부), 해병전우회, 상군(상이군인), 고엽제(고엽제전우회), 625참전(전우회), 유족회, 미망인회, 무공수훈, 특수임무, 베트남, 부산여협, 팔각회, 향군, 경우, 한나라당 등을 방문할 계획도 세웠다.

 

이들은 또 KBS, MBC, KNN, 부산일보, 국제신문 등 언론사를 찾아가고,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하며, 전단지를 살포하면서 길거리 홍보를 할 계획도 세웠다. 10월 1일에는 방송차량 홍보도 할 예정이다.

 

문건을 입수한 민주노총부산본부는 "경찰은 작성주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폭력행위에 대한 사전 차단은 물론 희망버스의 평화로운 개최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희망버스 행사 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일부 시민들의 폭력을 방관했던 태도가 재연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폭력적인 방해를 조직적으로 공모한 당사자들의 인식에 분노하며, 그들의 문건에는 희망버스를 방해하려는 폭력만 있지 그 어디에도 부산지역 경제와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희망버스기획단 언론을 담당하는 이창근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은 이 문건을 보고 "보수세력들이 부산국제영화제와 관광도시 이미지 실추 등을 빌미삼아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것이 부산시민 의견인 양 호도하려 한다"면서 "'공격'이니 '사수'니 하며 영화제를 난장판으로 만들려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03년과 2005년 칸 영화제 때 공연예술노조와 경찰이 파업을 했지만 칸 국제영화제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보도를 아직 접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보수단체 관계자 "희망버스 회의는 했지만 그런 계획은 모른다"

 

 지난 7월 희망버스를 저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부산범시민연합 명의의 유인물이 배포됐다.
지난 7월 희망버스를 저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부산범시민연합 명의의 유인물이 배포됐다. ⓒ 민주노총

이러한 문건 관련한 논란을 부산범시민연합 쪽에 확인하기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다만, 해당 문건에 명시된 단체들은 이러한 계획과 관련성을 부인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2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희망버스 관련해 회의를 하지만 그런 문건을 작성하거나 본 적은 없다"며 "범시민연합 쪽에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또한 "관련한 논의를 하긴 했지만 회의에는 대표님이 나가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며 "범시민연합 쪽 연락처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문건을 작성한 단체가 이날 한나라당을 방문하기로 계획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하루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 때문에 누가 왔는지는 알 수 없다"며 "어떤 문건이 있는지 모르겠고 우리와는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고 지역 주민들의 불편만 가중시키는 것에 대해 많은 단체들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소속의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나 26일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의 자존심인 국제영화제 성공적 개최와 한진중공업 노사의 자율적 해결을 위해 5차 희망버스 행사를 중단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문건은 지난 28일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입수했으며 제보자는 부산지역 한 보수단체의 회원으로 알려졌다. 5차 희망버스는 '가을소풍'이라는 주제로 10월 8일부터 9일 개최될 예정이다.


#희망버스#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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