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학교 조석환 이사장(학교법인 성결신학원)이 5일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돼 기소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정 아무개 총장을 직무정지 및 직위해제하고 노윤식 신학대학원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노 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67명에 대한 교수들의 보직 임명과 직원 인사도 단행했다. 하지만 정 총장을 지지하는 성결교단 총회장과 일부 이사 및 감사들이 이사장 단독으로 결정은 위법으로 무효라고 발표했다. .
지난 5일 오후 찾아간 성결대학교 교정.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농구를 하고, 도서관에서는 책과 씨름하고, 계단에서는 학생들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마치 평온한 듯 보였지만 총장실과 법인 사무실 등이 자리한 대학본부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제가 이사장의 지시로 오늘 아침 연합예배에서 총장의 직위해제를 발표했습니다. 아직도 떨려 죽겠습니다."학교법인사무국 정 아무개 사무과장은 "(4일) 이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면서 "오전 9시경 예배 직후에 단상에 올라가 '이사장이 병원에 입원중으로 대신 법인 입장을 발표하겠다. 현 총장을 이사장 직권으로 직위해제하고, 신학대학원장인 노윤식 교수(신학과)가 총장 직무를 대행하게 될 것'임을 교직원들에게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과장은 "총장이 지난 2010년 12월 배임증재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전 이사장인 김 아무개 목사가 고소한 금품수수 의혹 사건이 경찰에 의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된 상황에서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자 학교 임면권자인 이사장이 부적격하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직무정지 및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사장과 교수협, 직원노조 '학교정상화협력위원회' 구성 협의예고에 없던 갑작스런 발표에 교직원들은 웅성거리며 당혹해 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총장의 직위 해제가 발표되는 자리에는 정 총장도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과장은 법적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정관상 문제가 없다"며 "오전 9시 30분쯤 법인 명의로 '총장 직위해제' 공고문을 게시판에 부착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 예성총회, 학교법인 임원들에게도 등기속달로 총장의 직위해제와 직무대행 체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결신학원 이사장은 공고문에서 "사립학교법(제58조의 2 1항 1호 및 3호)과 학교법인 성결신학원 정관(제45조 1항 및 2항 1호)에 의거해 현 총장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립학교법과 성결대 정관에는 직무수행 능력 부족, 근무 성적 및 태도 불량,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임면권자가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정 총장의 퇴진과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학내 항의 시위와 검찰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던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은 이사장의 결단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기자와 만난 총장 직무대행인 노윤식 신학대학원장과 새로 보직을 받은 대외협력처장인 금영욱 교수(컴퓨터공학과)는 "오늘 오전 9시부 인사명령을 통해 학교 교무위원, 대학 및 대학원장 등 67명에 대한 보직을 발표하고 기존 보직자들은 면직됐다"고 밝혔다.
금 처장은 "총장 차량을 회수하고 결재도 직무대행이 받고 있다. 전임 총장에게 총장 집무실도 오늘 오후 3시까지 비워 줄 것을 통보했으나 측근들과 회의를 하며 비우지 않고 있다. 얼마간 말미를 주겠지만 거부하면 강제집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늦어도 두 달 안에는 검찰의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동안 총장선출제도를 개선해 내년 초쯤에는 총장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 처장은 전격적인 총장의 직위해제 및 보직인사에 대해 "지난 4일 저녁 이사장과 교수협의회 관계자들이 만나 불신과 행정이 마비된 학교를 위해 내린 결정으로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 등이 학교정상화협력위원회를 구성해 정상화 할 것 ▲총장 선출을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개선할 것 ▲정 총장 및 학내 비리 척결 등에 협의했다"고 말했다.
금품수수의혹, 검찰의 기소 여부가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사장이 직권으로 총장을 직위해제했으나 정 총장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총장의 직무정지 및 직위해제가 3개월 대기발령이며 이의신청을 낼 수 있다. 이사회에서 직위해제 결정을 내리면 끝나지만 전체 15명의 이사진이 총장과 이사장 지지로 갈라져 있으며 2/3인 10명 이상 이사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결국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지난 5월 9일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를 마치고 지난 5일 검찰에 송치한 사건에 대해 늦어도 두 달 안에는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동안 총장선출제도를 개선해 내년 초쯤에는 총장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직위해제된 정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총장 비서실을 통해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정 총장은 총장실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이사 및 감사들과 함께 사태 파악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음이 확인됐으나 비서실 관계자는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