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지만 만들어진 거북선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거북선을 다시 건조해야 할 것인가.
당초 '금강송'으로 거북선·판옥선을 만들기로 했는데, 뒤늦게 수입 '미송'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재건조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거북선 복원 사업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현 국회의원) 시절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됐다. 전체 40억 원을 들여, 경남개발공사가 위탁을 맡아 추진했으며, 건조작업은 충남 금강중공업에서 했다.
당초 거북선 복원에는 '금강송'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강송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이때문에 '짝퉁 거북선'이라 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김두관 경남지사가 사과하기도 했고, 경남개발공사 사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거북선·판옥선은 현재 통영·거제에 정박해 있다. 아직 준공검사가 나지 않았고,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경남도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현재 거북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재건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와 있지 않다"면서 "이미 집행된 돈을 회수하기 위해 관련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고 난 뒤에 그 결과를 보고 재건조 여부를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오영 의원 "재건조해 도민 마음의 상처 씻어야"한편, 거북선을 재건조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경남도의회 의원협의회 대표인 김오영 의원(마산)은 지난 5일 "제작과정에서의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이 확인된 만큼 군선원형복원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걸맞는 거북선과 판옥선을 재건조해 도민들의 마음의 상처를 씻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선원형복원사업은 현재 통영·남해·진해(해군사관학교) 등에 복원·전시되고 있는 거북선이 완벽한 고증작업을 거쳤다고 볼 수 없으며, 조선 수군의 주력선인 판옥선의 경우는 그 원형의 실물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오영 의원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볼거리 상품으로 활용하고, 시작 당시 도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매우 생산적이고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사업"이라며 "이 사업을 지역경제 유발효과 등을 감안해 당초 목적대로 진행해야 하며, 김두관 지사는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짝퉁 거북선과 판옥선 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하고 재건조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짝퉁 거북선은 전시행정 표본으로 삼아야"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백두현)은 거북선 재건조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고 밝혔다.
거북선·판옥선 원형복원사업에 대해, 민주당 도당은 "원형고증과 함께 건조에 중요한 목재인 금강송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해 애초 불가능한 사업이었음이 드러났다"며 "다른 지자체에서 앞다퉈 거북선 원형복원사업을 추진하려 하지만 충분한 사업성조차도 검증되지 않으면서 예산낭비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큰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도당은 "김태호 전 지사의 치적 쌓기로 시작해 말썽을 불러일으킨 군선원형복원사업을 다시금 시작하자고 주장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새삼 궁금하다. 전 지사의 수염에 붙은 먼지까지 털어 줄 것인가. 잘못된 전시행정의 표본이 될까 두려운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짝퉁 거북선을 양산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짝퉁 거북선'을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삼자는 것. 민주당 도당은 "현재 수입 미송으로 건조된 거북선과 판옥선을 그대로 두고 전시행정의 표본으로서 교육의 기회로 삼으면 더 좋아 보인다"며 "거북선과 판옥선 재건조 주장은 정말 뜬금없다. 생각을 하고 말하는지, 행동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