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꽃비의 '개념 행동'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독립영화 <똥파리>의 여주인공인 김꽃비는 6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때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입기도 하고, 김조광수·여균동 감독과 함께 "I ♥ CT 85, GANG JUNG"라고 쓰여진 작은 펼침막을 들어 보였다.
'CT 85'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7일로 275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중간층에서 103일째 농성 중인 3명의 정리해고자를 말한다. 'GANG JUNG'은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뜻한다.
이들은 "85호 크레인과 강정마을을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펼침막을 들어 보인 것이다. 김조광수 감독 등은 이번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 중인 85호크레인 현장을 찾아 응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트위터에 "오늘 트위터에서 세상 가장 예쁜 웃음을 봤습니다"며 "영화의 전당을 지은 그 노동자들이 해고됐습니다, 오늘 꽃비님이 하신 일은 우리 조합원들이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라고 올렸다.
또 김 지도위원은 "소금꽃 허옇게 피어 쉰내 나던 작업복이 레드카펫 위에서 푸른꽃으로 피었다"며 "용접불똥에 빵꾸 나고 기름때 절어 마누라에게도 부끄러웠던 작업복이 자랑스레 빛난다, 죄 없이 공장에서 쫓겨나 길바닥을 서럽게 떠돌던 작업복이 레드카펫 위에서 환하게 웃는다"고 쓰기도 했다.
김꽃비는 트위터에 "영화의 전당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피와 땀으로 지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자태 속에 아픔이 있네요"라고 올렸다.
7일 오전 김진숙 지도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김꽃비씨가 영화의전당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지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 아팠다고 하더라"며 "레드카펫을 밟는 게 개인적으로 대단한 영광인데, 그런 자리에서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입는 용기에 대단히 놀랐다, 처음에는 감독이 입을 줄 알았는데, 배우가 직접 입었다고 해서 더 놀랐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작업복을 입은 배우 김꽃비에 대해 '개념 배우'라 표현했다.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 등을 지원·격려하기 위한 5차 희망버스 행사가 8~9일 사이 부산 영도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