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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TV 수목드라마 <공주의남자>
KBS2TV 수목드라마 <공주의남자> ⓒ KBS2TV <공주의남자>

<공주의남자> 마지막 회는, 행복한 여운을 갖게 만든 수작이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많은 시청자들은 눈물바다였다. 하지만 끝에서 비로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지난 6일 밤 방영된 <공주의남자>(KBS2TV) 최종회(24회)는 24.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첫 시작에서, '출연 배우의 연기력 논란' 등, 적잖은 우여곡절로 겪기도 했지만 극은 회를 더해갈수록 탄탄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극은 수양대군에 의해 자행된, '계유정난'의 불편한 역사를 훑어가며 많은 등장 인물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김종서 일가, 단종, 부마 정종,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의 죽음을 담아냈다. 이는 그저 가공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기에, 시청자들을 더 큰 슬픔에 잠기게 했다.

비극을 극복하는 힘, 그것은 사랑이었네

 KBS2TV 수목드라마 <공주의남자>
KBS2TV 수목드라마 <공주의남자> ⓒ KBS2TV <공주의남자>

하지만 그 비극을 극복하는 힘, 그것은 사랑이었다. 극 속, 김승유(박시후)와 이세령(문채원)의 꽃잎처럼 연했던 사랑은, 비극의 역사 앞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지지 않는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24화에서 수양대군의 목숨을 노리다 잡혀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김승유, 그리고 뱃속 아기와 함께 죽음을 선택하려한 이세령.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은 함께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묘사가 됐었다. 하지만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죽음의 위기에 몰렸던 두 사람은, 세령의 어머니인 중전(김서라)의 결단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전은 김승유와 이세령을 죽은 것으로 가장해 이들을 옥에서 내보냈다. 수양대군(김영철)에겐 "속이 시원하십니까. 세령이가 제 손으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숨이 끊어진 두 아이들을 제 손으로 묻었습니다. 죽은 이들의 무덤까지 파헤칠 생각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덕분에 김승유와 이세령은 무사히 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정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들이었지만, 야사 '금계필담'의 내용처럼, 극 속 이들은 외진 곳에서 행복한 삶을 이어나갔다. 그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이었다. 김승유는 눈을 잃었으나 행복했고, 이세령은 공주란 직위를 잃었으나 행복했다.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있었기에.

 KBS2TV <공주의남자>
KBS2TV <공주의남자> ⓒ KBS2TV <공주의남자> 화면캡처

극 속 김승유, 이세령이 함께 한 한마디 대사가 와닿았다.

"정이란 대체 무엇이냐? 세상을 향해 묻습니다. 나는 대답할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아무런 망설임 없이 삶과 죽음을 허락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이라고..."

행복한 결말 속 여운도 있었다. <공주의남자> 마지막 회의 한 장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다. 바로 수양대군의 환한 웃음이었다. 궁 밖 행차를 하다가 눈이 먼 김승유와 손녀를 발견한 수양대군이, 그들을 몰래 따라가 먼 발치에서 바라봤던 것이다.  

김승유와 딸 이세령, 그리고 손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중전이 한거요?"라고 물으며, 중전의 손을 꼭 잡는 수양 대군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측은했다. 그 모습은, 왕위를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도, 서로를 죽고 죽이는 증오도, 결코 '사랑'에 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공주의남자>의 결말에서 시청자들은 따뜻한 마음이었다. 비극의 역사로 빚어진 상처가 , 드라마를 통해 아주 조금은 아문 것처럼 느껴졌기에,


#공주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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