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일출을 보기 위해 20일 아침, 광성보 뚝방길로 산책을 나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전시회를 관람했다. 강화 민예총 회원들이 준비한 '물길 바람길'전(10.8~11.6)이었다. 김포가 건너다 보이는 강화도 염하강 갯벌에 조각과 설치작품 10여점이 전시 중이었는데, 다행히 등산화를 신고 있어서 갯벌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가며 감상할 수 있었다.
뚝방길에 써있는 영어. '디스 이즈 낫 아트'. 그럼 여기에 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고 뭐란 말씀? 그 옆엔 '아트 이즈 낫 디스'라고 적혀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목어를 매단 배였다. 박충의 작가는 '만선'에 대해 "바다는 언제나 꿈을 꾸게 한다. 강화나들길을 걷는 도반. 모두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북이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화의 바다와 어업은 반쪽의 꿈이다. 언젠가는 다가올 온전한 바다를 기원하며 강화도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의 만선의 꿈을 소원하는 상징 조형물이다"라고 작품해설을 달아 놓았다.
'두개의 길'이란 작품에 대해 써 놓은 안철완 작가의 작품 해설을 읽어 본다.
"길 -두 개의 길, 문- 두 개의 문을 모티브로 하였다. 우리네 일상은 언제나 하나의 선택을 강요 받고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 사실(본질)을 밀어내는 삶의 한 형태다. 강화나들길이 일상적 삶의 바쁜 걸음에 위안과 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길에 '들고 나옴'의 이미지에 지속가능한 철을 이용하여 걷는 사람들의 형상과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홀로 걸으라, 그대 가장 행복한 이여."미술가들의 작품해설을 읽다 보면 평론과 시를 합쳐 놓은 복합적인 느낌을 줄 때가 많다. 이 밖에도 작품명과 작품해설이 없는 작품들이 여럿 전시되고 있었다.
갯벌을 오르내리며 작품을 관람하다가 뜻밖에도 낯익은 작가의 이름을 발견했다. '들여다보기-강'의 작가 강신천이었다. 강신천 작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인 강화도 오마이스쿨을 리모델링한 건축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강'은 녹슨철판의 틈새로 들여다보이는 익숙한 강화의 해안 풍경을 통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슬픈 현실과 파괴당한 한강하구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다.
'물길 바람길'전은 11월 6일까지 강화도 광성보와 오두돈대 사이의 해안 뚝방길에서 열린다. 혼자서 찾아가기 힘든 이들은 10월 30일(일) 오마이스쿨에서 진행하는 나들길 걷기에 참여하면 된다. 이 날 행사는 물길바람길 야외 전시회를 잠시 들른 뒤 강화나들길 4코스인 해가지는 마을길(정제두묘~외포리)을 걸을 계획이다.(문의 032-937-7430)
덧붙이는 글 | 10월 30일(일) 강화나들길 걷기 참가 신청: 전화 032- 937-7430 참가비 : 3만5천원
http://school.ohmynews.com/NWS_Web/School/offline_list.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