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남은 닭갈비 양념위에 콩나물과 김치를 넣고 공기밥을 투하합니다.
남은 닭갈비 양념위에 콩나물과 김치를 넣고 공기밥을 투하합니다. ⓒ 조찬현

닭갈비를 먹으러 굳이 춘천까지 갈 필요 있을까요. 강원도 춘천에 '춘천닭갈비'가 있다면 전남 순천에는 '거시기닭갈비'가 있습니다. 이집은 이현희(18. 순천여고) 학생의 말에 의하면 순천여고생들에게 인기 짱이랍니다.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맛집으로 알려져 매번 이집만 찾는다고 하네요.

"겁나게 맛있어요, 진짜 따봉이에요."

 양념고추장에 재운 닭갈비는 양도 넉넉한데다 맛도 좋으니 다들 좋아할 밖에요.
양념고추장에 재운 닭갈비는 양도 넉넉한데다 맛도 좋으니 다들 좋아할 밖에요. ⓒ 조찬현

 양배추와 당근 깻잎 당면 등을 함께 넣어 볶아내니 정말 푸짐합니다.
양배추와 당근 깻잎 당면 등을 함께 넣어 볶아내니 정말 푸짐합니다. ⓒ 조찬현

한때 서민갈비 대학생갈비로 불리었던 춘천 닭갈비 값은 70년대 초반만 해도 1대에 100원이었답니다. 지금은 닭갈비 1인분에 7~8천 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렴한 가격에 닭갈비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닭갈비는 1960년대 막걸리 안주로 숯불에 구워먹었답니다. 외출 나온 군인들이 즐겨먹었으며 10년 전부터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양념고추장에 재운 닭갈비는 양도 넉넉한데다 맛도 좋으니 다들 좋아할 밖에요.

 김가루와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냅니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냅니다. ⓒ 조찬현

양배추와 당근 깻잎 당면 등을 함께 넣어 볶아내니 정말 푸짐합니다. 이럴 땐 쇠고기 등심이나 돼지갈비도 안  부럽지요.

닭갈비 먹은 다음에 꼭 먹어야할 음식, 이거 안 먹으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이집은 공기밥, 라면사리, 당면사리, 떡사리가 준비되어 있네요. 공히 단돈 1천 원 한 장이면 해결됩니다. 공기밥을 두 개 주문했습니다.

남은 닭갈비 양념위에 콩나물과 김치를 넣고 공기밥을 투하합니다. 한 개, 두 개, 나무주걱으로 슬슬 젓다가 김가루와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냅니다. 밥에 수분이 적당히 증발하고 노릇노릇해야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닭갈비도 닭갈비지만 볶음밥의 은근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닭갈비도 닭갈비지만 볶음밥의 은근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 조찬현

앞 접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뜨거운 불판위에서 바로 먹어야 제맛이랍니다. 달그락달그락 숟가락 싸움질하는 불상사가 없게 미리 자신의 양을 확보해두는 게 좋습니다. 먹다보면 한이 없거든요.

"무슨 볶음밥이 이리도 맛있는지 원~."

 쇠고기 등심이나 돼지갈비도 안  부러운 닭갈비랍니다.
쇠고기 등심이나 돼지갈비도 안 부러운 닭갈비랍니다. ⓒ 조찬현

 닭갈비는 이렇게 쌈을 해도 맛있습니다.
닭갈비는 이렇게 쌈을 해도 맛있습니다. ⓒ 조찬현

 닭갈비와 함께 내온 살얼음이 동동 뜬 콩나물국이 참 좋은데요.
닭갈비와 함께 내온 살얼음이 동동 뜬 콩나물국이 참 좋은데요. ⓒ 조찬현

닭갈비 맛도 무난합니다.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딱히 매운맛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괜찮은 편입니다. 매운맛을 선호한다면 미리 특별 주문을 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이집은 여느 집과 달리 매운맛과 덜 매운맛 등 세분화되지 않고 일반적인 맛으로 조리해 내주거든요. 닭갈비와 함께 내온 살얼음이 동동 뜬 콩나물국이 참 좋은데요.

거시기라는 말 전라도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죠. 사전적 의미는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 또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라고 설명하고 있군요.

 이웃한 학생들 음식 값을 계산하기 위해서 각자 돈은 내는군요. 보기 좋은 풍경이네요.
이웃한 학생들 음식 값을 계산하기 위해서 각자 돈은 내는군요. 보기 좋은 풍경이네요. ⓒ 조찬현

거시기라는 상호를 짓게 된 연유는 이렇습니다. 1997년부터 약 1년간 방송된 KBS 일일드라마 <정 때문에>에서 탤런트 김성한씨가 '거식이'역을 맡았었는데 그걸 보고 나중에 자영업을 하면 '거시기'라는 상호를 지어야지 생각했답니다. 

주인아저씨(61. 김선곤)가 직접 닭갈비를 볶아주고 맛있게 먹으라며 거들어줍니다. 이곳 골목에서 14년째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이곳 주인아저씨는 돈도 돈이지만 정으로 장사를 한답니다.

이 집은 닭갈비도 닭갈비지만 볶음밥의 은근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숟가락질이 아주 바빠요. 이웃한 학생들 음식 값을 계산하기 위해서 각자 돈은 내는군요. 보기 좋은 풍경이네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닭갈비#순천여고#거시기#맛돌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