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이 풍물소리에 흥에 겨웠다. 소요산 단풍을 즐기러 나왔던 사람들은 신나는 풍물소리에 마냥 흥이 나는 모양이다.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비가 올듯 거물거리던 하늘이 청명한 가을 날씨로 변하면서 온통 산은 사람들의 물결로 출렁거린다.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소요산 음악당에는 소요산 단풍제가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국화 전시회가 열리고 거리미술제, 전통문화체험 마당 한쪽에서는 소요산 호박엿을 파는 엿장수의 구성진 유향가 가락이 한층 흥을 돋우고 있다.
음악당앞에는 풍물잔치마당이 벌어졌다. 동두내옛소리보존회(회장 이채혁)의 제7회 공연이 음악당 마당에서 흥겹게 시작되었다. 소요산 자락은 어느새 풍물소리에 가득하다. 가슴을 울리는 풍물소리에 사람들의 마음도 들떴다. 음악당 앞에는 많은 산행객들이 몰려 들었다.
풍악소리가 절정에 이르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함께 어우러져 한바탕 신명나는 춤판을 벌였다. 백중놀이에서 농부들이 힘자랑을 할 때는 사람들의 환성이 터지기도 했다. 우리가 얼마나 흥에 겨운 민족인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우리의 조상들의 농사 짓는 풍경이 동두내옛소리보존회에 의해 잘 보존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처럼 저수지기 만들어지고 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짓지 못햇다. 농부들은 속타는 마음으로 기우제를 지내 비를 기원하는 풍속이 있었다.
물웅덩이에서 물을 길어올려 가뭄이 든 논에 물을 대었다. 그래도 가뭄이 계속 되면 물줄기를 찾아 웅덩이를 만들고 샘물이 고이면 힘을 합해 그 물을 논에 대어 겨우 모심기를 했다. 이제는 그런 풍속들을 책에서나 볼 수 있지만 말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있다. 농사를 짓는 일이 천하에 근본이 되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과학영농 시대다. 그때의 농사법은 이제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잊혀져가는 우리의 농사 옛풍속들을 동두내옛소리보존해가 잘 이어주고 있다.
물까부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가뭄이 심해서 물이 없을 때 물웅덩이에서 물을 퍼올리고 그래도 물이 없으면 마을 여자중 첫아들을 낳은 재수 좋은 여자 30여 명이 속옷을 깨끗이 빨아입고 시냇가에 나가 옥황상에게 비를 내리게 비는 방법이다.
키를 쓴 여자들은 그냥 비는 것이 아니라 딩굴고 정신없이 춤을 추며 장구치고 북치며 옥황상제께 비를 내려달라고 귀찮게 하면 옥황상제는 그 꼴이 보기싫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여 비를 내려 주었다고 한다.
동두내옛소리는 동두내집단으로 전승되어 왔으며 그 맥을 이은 집안이 바로 오늘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채혁씨다. 조부 이인승(1872-1949년) 형 이채혁(1903-1952) 현재 이채혁(1931-)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