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이사로 있는 홍신학원 교사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후원자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누가 후원금을 냈는지 검토해보지 않았냐'는 거듭된 질문에 "(교사들의 후원금이) 소액으로 들어왔는지 여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가 의원 초창기 시절인 2004년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정기회계보고서 수입명세서에 따르면, 후원목록에 '교원'이 명시돼 있다. 또 교원의 전화번호 국번은 홍신학원 학교 번호와 일치했다. 이는 나 후보가 2004년 당시 교사라는 것을 알면서 홍신학원 교사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집단적으로 받았다는 정황이 밝혀진 것으로써 나 후보의 해명과 달라 파문이 예상된다.
2004년 "교원 이◯◯외 43명, 신◯◯외 45명" 약 2천만 원 받아
국회의원들은 해마다 정치자금 수입과 지출 내역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나경원 후보도 의원 활동 첫해인 2004년의 정치자금 수입명세서 내역을 2005년 2월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나 후보의 '2004년 하반기 정기회계보고서' 수입명세서에 의하면 그해 나 후보는 총 8천여 만의 정치기부금을 모금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치기부금 후원자 중 2004년 12월 15일 "교원" 이◯◯외 43명, 다음 날인 12월 16일에는 "교원" 신◯◯외 45명이 총 1985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교원"으로 기록된 이들의 전화번호 국번(2662-)은 홍신학원 소속 학교와 일치했다. 정치기부금 후원자 중 익명으로 기부된 것은 전혀 없었으며 모두 실명으로 기부한 것으로 돼 있다.
이런 점에서 "(교사들이 후원을 했는지) 후원자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는 나 후보의 해명과는 달리, 2004년 당시 이미 교사들이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알고도 반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교원이 소속된 학교는 나 후보의 부친이 설립한 학교이며 나 후보 역시 이 학교 이사였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우상호 대변인은 이미 나 후보에게 교원의 정치자금 규모와 경위를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공교육활동을 수행하는 교원에 대해 국회의원 후원회 회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정치적 기부행위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초·중등교원은 정치적 기부행위를 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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