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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TV토론회에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TV토론회에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마지막 TV 토론회의 쟁점은 '안철수 등판'이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는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선거 지원 활동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논란은 사회를 맡은 노동일 경희대 법학과 교수가 "박 후보가 자기 힘이 아니라 안철수 원장에 기대 당선되려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박원순 남의 손에 기대"... "안철수와 평생 쌓아온 신뢰 있다"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
박원순 야권연대 후보 ⓒ 유성호
박 후보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고 성취했다"며 "좋은 분들을 제가 하는 일에 모셔오는 것도 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되더라도 여러 전문가들과 국제적으로 사귄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또 "안철수 원장은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에 많은 힘을 실어줬다"며 "평생 쌓아온 인간 관계와 신뢰에 의해 이번 (선거 지원) 관계가 만들어져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 후보의 비판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그동안 여러 과정을 보면 박 후보는 뭐든지 남의 도움을 많이 빌려 왔다"며 "박 후보는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문을 구하고 소통하기 보다 남의 손에 의지하고 기대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의 변동 때문인지 박원순 후보가 안철수 원장의 지지를 구하고 있다"며 "박 후보의 이런 모습은 시장 자질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의심스럽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제가 가진 비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돈도 기부하고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왔다"며 "이런 식으로 참여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재반박했다.

"애국가·태극기 없는 행사 진행"... "네거티브는 이기지 못한다"

나 후보는 박 후보를 상대로 색깔론에 가까운 국가관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는 지난 2009년 10월 희망과 대안 창립 행사에서 태극기와 애국가가 없는 행사를 진행했다"며 "서울시장이 돼서도 그럴 것이냐"고 공세를 폈다.

박 후보는 "어떻게 공직자로서 공식 행사에 '태극기를 달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느냐, 너무 당연한 일 아니냐"며 "모든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토론회를 시작하면서 애국가를 불렀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 "제 국가관은 확실하고 애국을 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네거티브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또 다시 박 후보의 서울대 법대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1996년 이후 변호사를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2004년 다국적 기업인 유한킴벌리의 기저귀 소송을 맡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정말 이렇게 선거를 치를 생각인가, 이번 선거가 시민들의 축제가 되기를 원했는데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을 심하게 했다"며 "전문가들도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라고 할 정도인데 그렇게 공격해도 한나라당이 무수히 범한 실정법 위반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네거티브는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양화대교 공사 등에 대해 입장을 바꿨다"고, 박 후보는 "나 후보가 오세훈 전 시장의 정책을 베낀 공약을 내놨다"고 각각 비판했다.

"정책 관련 입장 자주 바꿔"... "오세훈 정책 베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 유성호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양화대교 교각 공사를 멈추고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가 다시 공사를 진행해 완공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고, 현재 추진 중인 5개 경전철 공사도 부정적이었다가 민자로 추진하면 문제가 있으니 서울시가 재정적인 보완을 하겠다고 하는데 앞뒤가 안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나 후보는 말은 잘하는데 듣는 귀가 없는 것 같다"고 역공을 취했다. 그는 "제가 양화대교 공사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는 하류 부분 교각 공사를 새로 시작할 때였는데 그 말을 듣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상판을 뜯어 버렸다"며 "이제는 완공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서울시민은 100억 원의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전철 문제도 민자로 하게 되면 그만큼 요금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지원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공약 베끼기를 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맹모안심지교 프로젝트는 오세훈 전 시장의 사업계획에 들어 있는 것"이라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안전 취약지역 CCTV 설치 공약으로 '2011년 8월'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했는데 오 전 시장의 공약을 베끼다 보니 이런 실수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오 전 시장이 이미 하던 일이거나 서울시의회가 이미 조례로 만든 일, 또 법적으로 불가능한 나 후보의 공약들을 하나씩 지적했더니 나 후보 홈페이지에서 그 공약들을 다 내려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는 "CCTV 공약에 오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설치 확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오 전 시장의 정책 중 잘된 것은 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게 맞다, 공약을 베낀 게 아니라 더 확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또 "오히려 기존의 정책은 다 뒤엎고 다시 하겠다는 게 더 문제"라며 "박 후보의 공약을 보면 과거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지금의 대중교통체제는 토건 사업 때문에 완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복지, 빚더미 물려주게 될 것"... "복지는 권리이자 사람에 대한 투자"

복지 문제와 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두 후보의 기본 철학은 큰 차이를 보였다. 나 후보는 "무상복지의 빗장을 열면 빚더미 서울, 빚더미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복지정책 전반에 대해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복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이 집권한 후 4대강 공사에 22조를 쏟아부으면서 저소득층 공공근로 일자리와 여성노인 일자리 3만2000개가 사라졌고 결식아동 방학중 급식도 못하게 됐다"며 "복지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혜가 아니라 권리이자 사람에 대한 투자다, 양극화로 무너지는 삶을 정부가 떠받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나 후보는 "비정규직은 노동 유연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지나치게 큰 게 문제"라며 "비정규직을 한꺼번에 정규직화라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에 발표된 한나라당의 비정규직 대책은 생색내기에 그쳤고 그건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노원구, 성동구 등 민주당 자치단체장이 있는 구에는 이미 정규직 전환의 좋은 모델이 있다, 이것부터 서울시가 확대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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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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