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25일 자정을 끝으로 마감된다. <오마이뉴스>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야권에서는 한국 정치사상 보기 드물었던 현상, 야5당이 단합해 '무소속 비정치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뛴 '무지개연합군'을 만나 직접 선거를 뛰어본 소감, 이번 선거의 의미와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 야권통합 의제 등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말>

"1909년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삔 역에서 저격한 날이다. 1979년 10월 26일, 유신독재가 종말을 고했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역사적인 10월 26일을 맞이한다. MB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정에 맞서, 민주시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다. 10월 26일 '투표혁명'으로 희망의 대한민국, '복지 서울특별시'의 발걸음을 시작하자."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이런 호소문을 발표했다. 시민들의 투표를 호소한 것이다.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본부장을 맡은 그는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외치기 보다는 선대위가 잘 돌아가게끔 살림하는 데 힘썼다. 일종의 내조다. 호소문을 낸 것도 그 일환이다.

 

25일,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탓에 정신없이 바쁜 그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무지개 연합군'으로 이번 선거를 뛴 소감을 묻기 위해서다. 그는 "무지개 연합군에는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있다, 박원순 후보가 무소속이기에 정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지 않은 게 성과고, 동시에 정당이 아니기에 가진 한계가 있다"며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면서 향후 어떻게 하면 화학적이고 본질적인 연합을 형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박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지 않았다. 그는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했다. 투표율이 52%정도 되면 이기고 45% 밑으로 가면 힘들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승리를 가늠할 7%는 젊은층의 투표율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이기면) 박원순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연합군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MB 정권은 심판된 것이고, 이명박-오세훈 토건 행정은 마무리 될 것이며, 이제 사람중심의 복지 행정이 채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한 데 어우러진 '무지개 연합'이 가능했던 원동력에 대해 "변화에 대한 열망과 통합에 대한 절박감, 그리고 승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인영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45% 밑이면 힘들다... 젊은층 투표율에 달렸다"

 

- 이번 선거의 의미는?

"복지와 반복지의 국론을 결정하는 선거다. 우선, 토건에서 사람으로 갈 것이냐를 선택하고 결단하는 의미가 있다. 또 이명박 정권과 이명박·오세훈 시장 10년을 심판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발판을 만드는 의미가 있다."

 

- 야 5당이 후보를 못 내고 무소속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해서 뛰었다. 이전에 이런 선거가 없었는데, 이번에 가능했던 원동력은?

"변화에 대한 열망과 통합에 대한 절박감이다. 승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한 몫했다. 이를 통해 야 5당이 함께 뛰었다."

 

- 전략가로서 본 이번 선거의 핵심 포인트는?

"네거티브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에 포인트가 있었다. 우리가 포지티브로 일관하고 참을만큼 참은 게 네거티브를 도로 튕겨냈다. 그래서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네거티브에 반격할 수 있었고, 적절하게 먹혔다. 지난주 중반, 네거티브 역풍이 몰아쳤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1억 원 피부숍 이용 등이 나 후보가 가진 방어막을 날아가게 했다.

 

전체적으로 서로 차이가 있는 (야권) 세력을 하나로 만드는 게 중요했는데, 지난주 초중반 '네거티브 반격'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했다.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은 '안철수 효과'와 야권단일화 바람에 담긴 '정권 심판론'은 좀 다른다. 그런데 반 네거티브라는 공통적 목표로 서로 다른 점들이 해소됐다."

 

- 박 후보 캠프가 표방한 작은 유세, '경청투어'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줬나. 

"시민들에게 포지티브한 인상을 남겼다. 박원순 후보는 '작은 변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서 큰 변화로 연결시키겠다'며 작은 선거를 치렀다. 시장이 되면 뭘 하겠다는 걸 쉽게 설명하는 것보다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경청투어가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를 잘 보여줬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도 '서민의 말을 듣겠다'며 유세에 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지만 내세웠다. 피부숍과 다이아몬드 반지 등으로 시민들은 '나 후보도 대한민국 1%의 삶과 다르지 않구나'를 확인했고, 그 순간 나 후보는 무너졌다."

 

"피부숍과 다이아몬드 반지... 나경원 무너졌다"

 

- 유세에서 시민들 반응은 기존 선거와 달랐나. 

"내부 살림 챙기느라 유세 현장에 많이 다니진 못했다. 그래도 틈틈이 다녀보면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많이 보였다. 이제는 아이들 손 잡고 유세 현장 나오는 게 생활화 됐다."

 

- 골수 민주당원들도 10.26 선거 당일에 움직일 거라고 보나.

"너무 관성적인 얘기다.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해보면 민주당 지지자의 90% 이상이 결집하고 있다. 골수 당원들도 당연히 움직인다."

 

- 박원순 후보가 당선 될 거라고 보나.

"투표율이 관건이다. 투표율이 52% 정도 되면 이길 것 같지만, 45% 밑으로 가면 힘들다. 젊은층의 투표율 등이 그 7%를 가른다고 본다. 예전보다는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 박 후보가 당선하면, 그 의미는?

"박원순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연합군의 승리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은 심판된 것이고, 이명박-오세훈 토건 행정은 마무리 될 것이다. 이제 사람중심의 복지 행정이 채택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복지 동맹의 승리다."

 

- 승리한다면, 새 정치 요구가 봇물을 이룰텐데, 민주당의 대책은?

"정당 변혁과 혁명이 있어야 한다. 정치 문명이 변해야 하는 시점이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전통적인 야권층 못지 않게 뉴리버럴이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에 걸맞는 정치 행태로 변화해야 한다. 정치 혁명은 시민들이 시작했고, 이제 당은 정당 혁명을 이뤄야 한다. 새로운 시대 정신을 가진 새로운 세대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또한 민주진보연합당을 꾸리는 야권 통합을 만들어 가야 한다."

 

-무지개 연합군으로 뛴 개인적 소감은?

"무지개 연합군에는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성과만 부각될 것이고, 패배하면 한계만 부각될 것이다. 지금은 선거에 이길 것 같으니 성과만 얘기하고, 한계는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둘을 동시에 봐야 한다.

 

박 후보가 무소속이었기에 정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지 않고 연합을 이룬 게 성과다. 동시에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가진 한계도 있다. 캠페인의 물리력부터 차이가 난다. 정당은 합법적인 선거 운동원을 2000명까지 쓸 수 있는데, 박 후보 캠프는 500명 밖에 쓰질 못했다. 또한 시각적인 효과나 영향력에서도 차이가 난다.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결합이 아닌, 화학적이고 본질적으로 하나되는 연합을 형성해 이를 어떻게 정당 수준으로 높여낼 것인가의 고민이 남았다."


#박원순#무지개연합#이인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