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5일 론스타에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요건을 갖추라"며 충족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행기간이 겨우 1주일밖에 되지 않아 외환은행 매각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오후 금융위는 회의를 열어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 유죄판결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된 론스타에게 1주일의 기간을 두고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금융위는 지난 17일 충족명령에 앞서 사전통지서를 론스타에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론스타는 24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유죄라는 사법적 판단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상실은 회복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이란 은행의 대주주로서 자격 상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의 행정처분이다.
금융위가 최장 6개월까지 가능한 충족명령 이행기간을 1주일로 압축하면서 하나금융으로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론스타가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 금융위는 다시 1주일 기간을 설정해 강제매각 관련 사전통지를 할 수 있고, 6개월 이내에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저축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대한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으로 하나금융으로의 외환은행 매각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론스타에게 징벌적 지분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금융위가 결정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여론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 앞에서 집회를 열고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여부 심사를 하지 않고 내린 충족명령은 위법이며, 하나금융 특혜조치의 신호탄"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3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삭발식을 단행하고 "금융당국은 해외자산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을 철저히 조사하고 산업자본 여부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며, "금융당국을 속인 행위에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금융당국의 위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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