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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일 오후 2시 30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황우여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황우여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 자리에서 '막말'을 쏟아낸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당 공식회의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고위원들은 홍 대표의 막말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겠다"며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나온 홍준표 대표의 발언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 주민투표를 놓고 '사실상 승리'라고 했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 끝나고 나서도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라'고 하는 등 홍 대표가 민심과 동떨어진 말을 했다"며 "서울시장 선거 참패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당 대표가 대화하고 경청하는 자리에 가서 막말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 (홍 대표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발언이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정말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하산 인사가 청년 멘토? 정신 나간 짓"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과 유승민 최고위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과 유승민 최고위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유 최고위원은 또 한나라당이 젊은층과 소통을 강화할 목적으로 기획한 '드림토크'에 대해서도 "당이 하는 일을 보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겨냥해 "방송사 앵커하다 이 정부 들어 청와대 대변인을 하고 낙하산 인사로 취직한 사람을 어떻게 첫 청년 멘토로 내세울 수 있느냐"며 "저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유 최고위원은 "한미FTA로 당 혁신을 덮을 수는 없다"며 "당 대표가 제대로 고민해서 당 혁신 방안을 내놓으라, 과연 그 방안으로 당 쇄신이 가능할지 고민할 기회를 달라"고 촉구했다.

 

지도부 사퇴를 요구해 온 원희룡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원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막말 파문에 대해) 지도부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지하게 설명하거나 국민들과 젊은 세대 앞에 정중하게 사과라도 할 줄 알았다"며 "당이 SNS 대책을 이야기하는데 현재 수백만의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한나라당과 관련해서) 회자되고 있는 내용이 뭔지 들어가 보라"고 밝혔다.

 

그는 홍 대표의 "꼴 같잖은 게", "패버리고 싶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거론하면서 "네티즌들이 저에게 (홍 대표가 패버리고 싶다고 한) 유력한 후보인 것 같은데 어떠냐고 물어온다"며 "그럼 저는 '우리 대표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라고 답변한다"고 비꼬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이 홍준표 대표 뒤를 지나가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이 홍준표 대표 뒤를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원 최고위원은 "당이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구태정치를 스스로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 자기정리부터 해야 정책변화와 민심 소통에 대해서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며 "구태정치 입을 바꾸지 않은 채 화장하고 국민에게 선물 꾸러미를 준다고 해서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두 최고위원의 거센 질타가 마무리되자 홍 대표는 별다른 말 없이 "비공개로 하겠다"며 취재진을 모두 내보낸 뒤 회의장 문을 닫았다.

 

고개 숙인 홍준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홍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특정 대학 학생을 싫어했다는 발언은 본인이 과거 대학시절 미팅했던 경험과 관련해 그 대학생을 대학 4년 내내 싫어했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직접화법으로 설명했던 것인데 오해가 있었다"며 "어쨌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대표는 또 "당내 인사와 관련된 부적절한 표현과 관련해서도 마음을 상할 정도로 말을 해 울컥한 것"이라며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당 혁신 방안에 대해서도 "비준안 문제가 시급하지만 그 문제 때문에 당 개혁 문제를 덮고 가지는 않겠다"며 "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개혁방안을 제출해 주면 적극적으로 참고하겠다"며 "아울러 타운미팅을 통해 젊은이들의 생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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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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