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내몰렸다. 회사는 금속노조 풍산마이트로텍지회와 합의한 정리해고 철회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지난 5일 58명에게 11월 7일자로 해고한다는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노조는 7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리해고가 노조파괴를 겨냥한 불법 정리해고라고 지적했다. 지회에 따르면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58명 가운데는 문영섭 지회장과 부지회장, 사무장 등 지회 임원을 포함해 집행위원 4명, 대의원 10명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문영섭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수한 지 4개월도 안된 회사의 유상증자를 위해 임금을 30% 삭감하고 인원 30% 를 정리해고 하겠다는 경영진이 제정신이냐"고 비판하고 "능력 없는 경영진은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지회장은 "회사경영진들은 회사가 어렵다고 해놓고 올해 6월까지 작년보다 23% 인상된 보수를 챙겨갔다"며 "불법적이고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피에스엠씨의 전자공시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0년 등기이사 다섯 명의 6개월 평균 보수액은 3천750만원 이었으나 올 해 6월 30일까지 6개월간 상근이사 세 명의 평균 보수는 4천6백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회사는 지회에 정리해고 예고통보를 한 지난 9월2일에는 유상증자를 공시, 9월 6일과 7일에 걸쳐 9억9천여 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가진자 1%가 노동자, 서민 99%를 죽이는 것이 미국의 일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현실"이라고 강조하고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문철상 부산양산지부 지부장도 "끊임없이 정리해고가 이어지는데, 기업유치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허남식 부산시장은 뭘하고 있냐"고 부산시에 책임을 묻고 "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을 마친뒤 최정수 부지부장, 문영섭 지회장 등 참석자 대표 세 명은 부산시청을 방문해 "일자리와 부산경제를 망치는 불법적인 정리해고 철회에 부산시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부산시 고용정책담당자는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으나, 최대한 노력해보겠다"는 불성실한 답변만 되풀이 했다.
지회는 지난 2일부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지회 조합원 1백 여 명은 수련회를 진행해 이후 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결의를 모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신문 <금속노동자 www.ilabor.org>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