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력을 가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일반적인 전시회와는 다른 자폐아성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한 학생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울산 혜인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송종구 학생(19). 송종구 학생은 (사)한국청소년미술협회에서 주최하는 전국장애우 청소년미술대전에서 지난 2009년과 2010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송종구 학생의 어머니 박정란씨는 "4살 때부터 점토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 한번 본 악기나 탈은 모두 기억을 해 작품을 만들었다"며 "점토와 그림책을 사준 것 밖에는 없는데 이렇게 해줘 대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송종구 학생 옆에서 그의 작품 활동을 지켜본 혜인학교 김지현 선생님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종구가 공예를 만드는 활동을 할 때에는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종구가 만든 작품을 보면 모두가 놀라워 할 만큼 남다른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구 학생의 작품은 형형색색 작은 지도가 모인 세계지도를 비롯해 잔주름까지 세심하게 표현해 환하게 웃는 형제 탈, 세월을 표현한 시계, 도자기 탈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공예까지 흙과 색의 변화를 화려하지 않지만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재능있는 그의 작품에 전시를 후원한 미술협회도 작품성을 인정하고 있다. 알파갤러리 전시기획실장 김효정 큐레이터는 "송종구 학생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를 어우르는 표현으로 편안하고 따뜻하고 안정감을 주는 탁월한 작품"이라며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행복을 주고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바라보고 그것을 기억 속에 담고, 그리고, 그 기억을 손 끝으로 표현하는 송종구 학생의 작품은 화려하지 않지만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송종구 학생의 이런 재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 송종구 학생의 어머니는 "지금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아들의 재능을 보고 도예가나 교수님들이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이런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제도가 미흡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송종구 학생은 작품 활동만을 계속할 수 없어서 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자폐아성 정신지체장애 1급 장애를 가지고 있는 송종구 학생. 하지만 작품 앞에선 그의 손재주에서 장애는 찾아볼 수 없다. 작품 속에 자신만의 기억을 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이 앞으로 영원히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 전통탈, 국악기, 세계의 국기 등 흙과 사인펜으로 만든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송종구 개인전은 오는 16일까지 서울 중구 알파갤러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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