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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 1공장에서 점거 파업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지난해 말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 1공장에서 점거 파업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난해 오늘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이하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울산공장 조합원들이 전격적으로 공장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섞여 일하는 자동차 공장 특성상 울산 1공장 800여 명 비정규직의 점거 파업은 1공장 가동 중단을 불러왔다.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과거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파업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적은 수차례 있었으나 비정규직의 파업으로 공장이 선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파장은 컸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를 하고도 임금이나 처우에서 차별을 받아왔던 현대차 비정규직은, 당시 법원이 잇따라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판결을 내리자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비정규직노조 활동이 강한 하청업체 한 곳을 본보기로 폐업시킨 것이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현대차 비정규직 공장 점거농성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의 바로미터가 되면서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비정규직노조의 파업농성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울산공장으로 내려와 도로에 천막을 치고 비정규직과 함께 동조 농성을 벌였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이후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배고픔과 추위, 회사의 탄압에 맞서 25일간의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을 합쳐 농성을 벌인 조합원 중 100여 명이 해고되고 수백 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과 시민사회가 요구한 정규직화는 요원한 상태로 남아 있다.

 

특히 현대차 회사 측이 농성자를 대상으로 법원에 제기한 2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아직도 진행중이라 비정규직노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파업 1주년을 맞아 지역 노동계와 진보정당, 시민사회가 이같은 현실을 되짚고 회사 측을 성토하는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 정 회장 처벌 서명운동

 

지난해 진보정당과 노동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는 현대차가 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지난해 8월 12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울산지검에 고발했다. "불법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으며 다년간 천문학적 수치의 부당이윤을 챙기고도 이를 전혀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형사 처벌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1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다시 정 회장 처벌 촉구 1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울산 진보신당은 14일 자료를 내고 "여전히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오늘도 떵떵거리며 기업과 노동자들을 지배하며 탄압하고 있다"며 "검찰의 반성과 정몽구 회장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5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울산 진보신당은 15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정몽구 회장 처벌을 촉구하는 노동자·시민 10만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과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도 15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비정규직 파업 1년 후의 현실을 고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배문석 국장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지난해 목숨을 건 25일간의 파업을 통해 법원 판결 이행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100여 명의 조합원을 해고하고 조합원들에게 2백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했다"며 "이 땅의 정의가 과연 살아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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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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