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11일 현재 공주연기 선거구에 포함되어 있는 세종시를 별도의 선거구로 독립시키지 않은 채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한 것과 관련, 충청권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북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종시 정상추진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4일 성명을 내고 "세종시의 광역 행정 지위를 부정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성명에서 "이번 선거구획정안은 세종시가 광역자치단체로의 지위를 보장받고 2012년 7월 1일 본격 출범한다는 점에서, 독립선거구 획정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러나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자의적인 판단 때문에 독립선거구에서 배재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먼저 선거구획정위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기준적용(인구기준)이 잘못되었다고 본다"며 "선거구획정위는 내년 4월 투표 때 인구가 10만3394명을 넘지 않아 독립선거구로는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인구기준 적용에 앞서, 세종시는 엄연히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별도로 선출하는 광역단체의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또 "세종시는 현행법상으로 광역자치단체의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데 왜 세종시의 선거구를 법의기준이 아닌 일반기준인 인구기준으로 자의적 해석을 적용하려 하느냐"면서 "분명 현행 선거법 제21조에는 '각 시·도의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최소 3인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세종시의 국회의원 역시 3인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일개 자문기구 성격에 불과한 선거구획정위에서 관련법을 임의적으로 해석, 세종시를 선거구 획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선거구획정안을 떠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향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고 "세종시 백지화 논란을 겪어 건설이 지연되고 수많은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서도 세종시의 법적지위를 보장받지 못한 채 설움을 당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다시 한 번 "세종시의 정상적인 건설을 위해서라도 선거구는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면서 "아울러 지역정치권과 행정부는 지역차원의 별도 대책기구를 결성하는 등 보다 신속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도 세종시 독립선거구 배제와 관련, "충청은 영남과 호남에 비해 인구대비 의석수가 적다"며 "국회에서 충청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과소대표되고 있는 이 문제를 의제로 풀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날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도 연기군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세종시 독립선거구는 세종시의 정책목표나 법적지위, 그리고 법적 문제와 선거수행의 문제 등 모든 상황을 감안 했을 때 반드시 신설돼야하는 것으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