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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바닷물에 씻은 해남배추. 절임배추의 시작이다.
 깨끗한 바닷물에 씻은 해남배추. 절임배추의 시작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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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각사각 달고 맛있어요. 속도 꽉 차고…. 우리 식구들 입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닌데, 모두들 흡족해 하고 있습니다. 김치를 반기지 않는 아이들도 잘 먹어요. 올해도 해남배추 또 주문하려고요."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허정문(44)씨의 얘기다. 그녀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절임배추. 몇 년째 해남에서 절임배추를 가져다 쓰는데, 정말 맛있고 보기에도 깔끔하다는 것이다.

그녀뿐 아니다. 3년 동안 이곳에서 절임배추를 가져다 김장을 했다는 목포시 산정동 문춘화(61)씨도 같은 얘기를 한다. "배추가 알차고, 아삭아삭 정말 맛있다"고. 그러면서 "이달 27일 김장을 할 예정인데, 올해도 여기에다 절임배추를 주문해 놨다"고 했다.

 절임배추 생산은 배추를 바닷물에 씻으면서 시작된다.
 절임배추 생산은 배추를 바닷물에 씻으면서 시작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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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째 절임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해남 김옥란씨.
 7년째 절임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해남 김옥란씨.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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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한번 이용한 고객이 다시 주문을 해오고, 입소문을 전해들은 주부들이 또 주문을 해오니까요. 일손을 구하기 어렵고 일이 힘들어도 그게 보람이죠. 재미도 있고요."

해남에서 절임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김옥란(49·해남군 북평면 동해리)씨의 입이 귀에 걸렸다. 지난 12일 첫 절임배추 판매를 시작한 그녀는 요즘 새벽 5시면 어김없이 밖에 나가 찬바람을 맞으며 배추 절임을 준비한다.

"7년 전이었어요. 배추를 심어 생배추로 출하를 하는데 평당 3000원에서 5000원 정도 남았어요. 그런데 절임을 하면 8000원에서 1만원까지 소득이 되더라고요. 절여서 팔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어요? 그래서 절여서 팔기 시작했죠."

그녀가 절임배추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유다.

 아낙들이 해남 들녘에서 김장용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아낙들이 해남 들녘에서 김장용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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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절임배추는 바닷물로 씻고 천일염으로 절이고 다시 바닷물로 간을 맞춘다. 속이 꽉 찬 배추에 천일염 한움큼씩 올려져 있다.
 해남절임배추는 바닷물로 씻고 천일염으로 절이고 다시 바닷물로 간을 맞춘다. 속이 꽉 찬 배추에 천일염 한움큼씩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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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사정이 또 다르죠. 배추값이 많이 내렸어요. 작년에는 평당 1만2000∼1만3000원 했는데, 올해는 평당 5000원 정도 밖에 안돼요. 그래도 바닷물에 씻고 천일염으로 절이면 20㎏들이 한 상자 반은 나와요. 고생은 되지만 돈이 되잖아요."

작황에 따라 들쑥날쑥 하는 생배추와 달리 안정적인 소득을 가져다주는 것도 절임배추의 매력이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건 금상첨화다. 올해처럼 배추값이 떨어질 때면 더욱 빛을 발하는 절임배추다.

 절임배추의 시작은 바닷물을 이용해 깨끗이 씻는 것으로 시작된다.
 절임배추의 시작은 바닷물을 이용해 깨끗이 씻는 것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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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임용 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김옥란 씨의 사업장. 속이 꽉 찬 배추더미 너머에서 아낙들이 배추를 씻고 있다.
 절임용 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김옥란 씨의 사업장. 속이 꽉 찬 배추더미 너머에서 아낙들이 배추를 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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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절임배추 생산은 배추를 깨끗한 바닷물에 씻는 것으로 시작된다. 배추는 모두 친환경 품질인증을 받은 것들이다. 그 다음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마지막에 바닷물로 염분을 조절한다.

2년 전 세운 가공공장 덕에 배추를 썰고 씻는 것이 자동화돼 일손도 많이 덜었다. 소비자들에게도 더 깨끗한 절임배추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그래도 사람의 손이 빠질 수 없다. 날마다 10여 명이 들녘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15명 정도가 매달려 배추를 절인다.

이렇게 절인 배추는 7∼8포기씩 비닐포장을 한 상자에 담아진다. 판매 값은 20㎏들이 한 상자에 3만3000원. 판로는 대부분 직거래다. 일반 가정도 많지만 아파트 부녀회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물량의 80% 정도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나간다.

김씨는 "모든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배추가 정말 맛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면서 "지난해 겨울 절임배추 1만 상자 이상을 했는데 민원이 한 건도 생기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천일염과 바닷물에 의해 절여지고 있는 배추.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넘어간다.
 천일염과 바닷물에 의해 절여지고 있는 배추.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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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염과 바닷물에 의해 절여진 배추는 속비닐이 있는 종이상자에 담겨 소비자들에 전달된다.
 천일염과 바닷물에 의해 절여진 배추는 속비닐이 있는 종이상자에 담겨 소비자들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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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해남배추#김장#김옥란#해남#해남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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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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