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눈에 강풍까지 불어닥치고 있는 11월 23일은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무차별 포격을 퍼부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오후 2시 30분께부터 170여발을 연평도에 쏟아부은 포격사건으로 해병대원 2명과 연평도주민 2명 등 4명이 사망했고, 군인 16명과 주민 3명 등 모두 19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북의 만행이었다.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으로 안보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태안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1주기를 맞아 올바른 안보의식을 함양하고, 실제 FTX(Field Training eXercise), 훈련을 통해 정신력을 재무장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먼저 태안군보훈단체협의회(회장 신현규)는 오전에 함경북도 부령군 출신 탈북자 조민희씨를 강사로 초빙해 '북한의 생활상과 안보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우리 선조들의 수난과 극복의 역사와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 등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사례 등의 강의를 통해 군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였다.
조씨는 함경북도 부령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3월 국내로 들어와 선문대 북한학과와 고려대 외교안보정책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이수했으며, 현재는 천안에서 '노블레스 쥬얼리'를 운영하면서 안보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태안읍 평천리 이아무개(83)는 "최근 북한의 어수선한 정치상황과 천안함사태,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긴장된 남북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우리사회도 이념적 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 등으로 안보 의식이 해이해져 있으나 이번교육을 통하여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던 시간과 같이 해 오후 2시 30분경부터는 태안해안대대 장병들이 강풍과 싸리눈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실제 FTX훈련을 통해 연평도 포격사건을 상기하며 정신을 재무장했다.
32향토사단 중에서도 유일하게 이번 야외훈련에 나선 태안해안대대 장병들은 중대장으로부터 작전지침을 하달받은 뒤 신속하게 진지로 이동해 해안경계에 투입됐다.
무전기에서 하달되는 명령에 귀를 기울이며 장병들은 한치의 도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했다.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쳐 진지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장병들에게까지 내뿜을 정도의 강한 파도와 바람도 정신력으로 무장된 장병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대항군까지 운영하며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실제훈련을 치른 김규록(24, 육군소위) 소대장은 "올해 6월에 부대로 전입와서 비록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지는 못했지만 이번 훈련을 통해 연평도 도발을 상기하고, 정신력을 재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해 소대원들을 정예 전투요원으로 육성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에 입대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등병 시절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었다는 박태선 상병(22)은 "(연평도 사건이) 벌써 1년이나 지난 줄 몰랐다"며 "전역이 100일 남짓 남았는데, 전역하는 날까지 방심하지 않고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