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사업으로 운영하고있는 저희 도시철도 9호선은 최소운영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운임 수준과 버스 환승할인 및 무임인원 증가 등으로 운영상의 누적 적자가 더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아래와 같이 금번 신설되는 수도권 광역급행버스와 경기순환버스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손실금 지원정책이 결정되기 전 까지는 환승할인이 적용되지 않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라며...'순수 민간자본으로 건설하여 서울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메트로9호선주식회사 측이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도 없이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공시한 내용이다.
지하철 9호선의 역사 내부와 메트로9 홈페이지(
http://www.metro9.co.kr)에만 공시되어 있는 이 내용은 버스와 9호선간의 환승시 환승할인에 대한 할인손실액을 타 지하철 운영기관은 관계기관에서 지원하는 반면, 9호선에는 지원하지 않아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경기순환버스에 대하여 환승할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65세 이상의 노인 및 장애인 등에게 제공되는 무임권의 발급비율도 높아졌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시민들을 인질로 잡은 셈인가이번 환승할인 불가 내용에 9호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노선은 M4403번(동탄-강남역), M6405번(인천송도-강남역), M6410번(인천논현-강남역), M7412번(중산-강남역), M7613번(중산-여의도) 등 총 5개 노선이다.
이들 노선은 출퇴근 시간에 서울과 광역권도시를 다니는 사람이 제일 많은 노선이라 이번 조치로 피해를 볼 시민들이 많을 전망이다. 실제적으로 국회의사당역 버스정류장 앞에서 지켜보면 M7613번을 탑승한 후 9호선으로 갈아타는 시민이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다른노선들도 마찬가지다. M4403번을 타고 강남역에 하차하여 인근 신논현역에 가서 9호선을 타고 노량진, 여의도 등지로가는 시민들도 꽤 많은 편이다. 결국 시민들을 인질로 잡은 셈이다.
이런 부분을 언론을 통해 공유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통상적으로 타 지하철 운영기관인 코레일 및 서울메트로 등 공기업에서는 이런 부분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홍보팀을 통한 보도자료 배포가 이뤄지는 반면, 이번 조치에는 언론보도가 단 한 차례도 되지 않음으로 인해 이 상황을 모르는 시민들이 M버스를 탑승한 후 9호선으로 갈아탈 때 추가 기본요금 차감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멀리 본다면 서울지하철 교통카드를 담당하는 T-Money 운영사인 (주)스마트카드 측이 애꿎은 고객항의를 받을 가능성도 예상된다. 참고로 서울지하철에서 발생한 교통카드 과다요금차감에 대한 환불은 모두 (주)스마트카드에서 담당하고 있다.
특히 9호선은 강서구 개화동을 출발하여 김포공항-염창동-당산동-여의도-노량진-고속터미널을 거쳐 신논현을 연결해주는 노선으로 서울시민들 사이에서는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9호선의 운영노선과 비슷한 642번 버스를 이용해서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역까지 가면 길이 막힐 경우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는 반면,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30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편성당 4량으로 운영하다 보니 출퇴근길에는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지하철 1~4호선의 1편성당 10량, 도시철도 5~8호선의 1편성당 8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지 빠르다는 이유 하나로 시민들은 9호선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자본의 늪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정부많은 언론의 보도에도 있다시피 9호선은 민간자본으로 건설한 최초의 지하철이다. 소유권은 서울특별시가 갖고 있되, 시행단계부터 '1일 승하차' 예상치를 계산하여 정부와 협의한 후, 예상만큼 승객들이 없을 경우 정부에서 손실분을 보장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출자사들이 (주)서울시메트로9호선 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운영은 (주)서울9호선운영이 맡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2009년 7월 개통되기 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서울지하철과 대중교통이 실시하고 있던 교통카드 기준 1구간 900원을 그대로 하자는 정부에 비해 1구간 1500원을 고집한 (주)서울9호선운영 측과의 마찰로 개통이 지연되었고, 결국 2009년에는 서울지하철의 운영요금인 1구간 900원으로 운영하되, 2011년 내로 운임을 재조정하는 방안으로 협의하고 개통을 진행하였다.
2011년 3분기 9호선의 1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18만8873명으로 2010년보다 11.9%가 증가하였다. 그러나 2010년 9호선 재정지원은 376억 원으로 MRG 제도를 운영하는 민간투자부분에서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지원되었다. 특히 '나는꼼수다' 29회에서 언급하였던 호주의 맥쿼리도 (주)서울시메트로9호선의 24.5%의 지분을 갖는 조건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였다.
이렇게 매년 9호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고 있고, 정부가 15년 동안 손실 부분을 MRG 제도를 통해 지원함에도 환승할인 지원이 되지 않는 부분과 무임승차인원 증가에 대한 손실을 보전하지 않아 이런 대책을 내놓는 건 '억지'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애초에 불필요한 예산을 쓰지 않고 정부에서 건설하고, 운영을 하였다면 이런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주)서울시메트로9호선 측에서는 시민들을 볼모로 억지주장을 펼치는 행위를 그만하고, 정부에서는 하루빨리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자리를 만들어야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