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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8일자 사설, 모두가 박근혜만 쳐다본다면 박근혜 의원에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8일자 사설, 모두가 박근혜만 쳐다본다면 박근혜 의원에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 조선일보

'한나라당 사태, 너나없이 박 前 대표만 바라본다'

 

8일자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다. 한나라당만 '패닉'이 아니라 <조선>도 패닉에 빠져버렸음을 증명한 것이다. <조선>만 아니다. <중앙일보>도 이날자 <박근혜가 '비상 선장'을 맡아야 한다>는 제목 사설에서 "한나라당이 언제 풍비박산이 될지 모를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상처를 덜 입는 게 무슨 도움이 되고 결단난 당의 대선 후보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윽박질렀다. 지금 나서지만 않으면 대통령도 물건너갔으니 제발 나서라는 애원이다. 

 

<동아일보>도 <朴 전 대표는 안 나오고, 洪 체제는 무너진 한나라당>에서 "가장 중요한 쇄신의 포인트는 당의 간판과 노선, 정책, 인물에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지 않고는 성공을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조중동>은 한 마디로 "박근혜 당신만이 한나라당을 살릴 수 있어요"라고 외치고 있다. 왜 <조중동>은 '박근혜'만을 외치고 있을까? 박근혜만 한나라당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구원할 수 있는 구국의 열사라하서. 물론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자신들 명줄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조중동>은 지난 1일 그토록 애타고 바랐던 종편을 개국했다. 이명박 정권은 온갖 특혜를 다 줬다. 대표적인 것이 채널로 JTBC(중앙) 15번, MBN(매경) 16번, 채널A(동아) 18번, TV조선 19번이다. 개국 3일 전에야 결정될 정도로 종편은 20번 아래 채널을 얻기 위해 엄청난 압박을 가했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한몫 했었다.

 

광고다. 지상파와 케이블TV 광고 형태를 자세히 본 시청자들은 알겠지만 지상파는 프로그램 중간 광고가 없다. 하지만 케이블TV는 있다. OCN, CGV에서 영화를 볼 때가 있는데 중간광고 정말 귀찮다. 하지만 중간광고는 케이블TV 생존에 큰 보탬이 된다. 종편은 이 중간광고를 할 수 있다.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광고 영업을 하면 중소언론과 지방언론은 생존권을 위협 받게 된다. 하지만 <조중동>이라는 엄청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종편은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영업함으로써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청률 0.5%이면서 지상파 광고단가 70%를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특혜도 이런 특혜가 없다.  

 

'의무재전송'이라는 게 있다. 모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업자는 '돈'이 안 되도 KBS1과 교육방송은 의무전송을 해야 한다. 방송법 제78조(재송신) 1항에 근거해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행하는 위성방송사업자를 제외한다) 및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공사 및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의한 한국교육방송공사가 행하는 지상파방송(라디오방송을 제외한다)을 수신하여 그 방송프로그램에 변경을 가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동시에 재송신(이하 "동시재송신"이라 한다)하여야 한다(방송법 제78조'재송신')

 

KBS2와 MBC, SBS는 어떻까? 당연히 의무재전송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그런데 <조중동매> 종편은 의무재전송이다. MBC도 누리지 못하는 의무재전송 특혜를 <조중동매> 종편은 개국과 동시에 누린 것이다.

 

각 방송사가 방송을 시작할 때 "본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규정을 준수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방송 내용이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적합하거나. 음란물, 명예훼손 등에 저촉되는 방송을 하면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받아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종편은 별도의 심의 규정을 아직 마련하지 않았다. 방통심의위가 뉴미디어 정보심의팀을 만들어 SNS와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음란,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여부를 심의하겠다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2009년 7월 이명박 정권이 미디어악법을 날치기 강행처리한 후 <조중동>은 자신들 종편에 이런 특혜를 달라고, 윽박지르거나, 애원을 했었고 이명박 정권은 그들 주장을 고스란히 들어주었다.

 

그럼 방법은 없는가. "여보, 부모님댁에 종편채널삭제 해드려야겠어요"는 시청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조중동매> 종편을 끝낼 수 없다. 바로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과 함께 2013년 정권교체를 통해 종편 사업권을 회수하거나 특혜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조중동> 종편이 개국날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대담을 방송하면서 '박비어천가'를 부른 이유도, 침몰하는 한나라당을 구하라며 박근혜만을 부르짖는 이유도 의회권력이 바뀌면 자신들 명줄이 달린 온갖 것들이 하루 아침에 다 무너질 수 있는 절박함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금배지'때문에 패닉에 빠졌다면, <조중동>은 썩은 동아줄에 달린 종편이 될까봐 '패닉'에 빠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종편#박근혜#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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