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각이 부족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할 때, 우리는 '철없다, 철이 없네, 철모르네, 철이 들 들었네' 말하기도 한다. 행동이 적절하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 이 '철'이라는 것은 '계절'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표현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철모르는 개나리가 펴 지나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발길을 돌려놓는다. 12월 7일. 1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로는 '대설'이다. 거제시 거제면 동상리 '옥산금성'이 위치한 따뜻한 햇볕이 드는 양지. 이곳 한 귀퉁이에 봄꽃인 개나리와 설유화가 활짝 폈다.
알다시피 개나리와 설유화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들꽃이다. 제철을 몰랐을까, 내년 봄까지 기다리기 갑갑해서일까. 철이 없어 핀 개나리와 설유화가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것만 같다. 올 겨울, 저 나무에서 핀 꽃이 내년 봄 다시 피울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