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생각에 맞춰 가는 것이 대중적 진보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가 주최한 명사초청 인문교양강좌에서 시사 개그맨 노정렬씨가 강조한 말이다. 그동안 이 강좌에는 신영복 선생,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학원 강사 출신 이범씨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인문교양강좌는 시사개그맨 노정렬씨의 강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강연은 '개그로 풀어보는 뉴스야, 놀자'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노정렬씨는 "현재 진보주의자들은 국민들의 생각이 어디에 있든 간에 '진보' '투쟁' '선명성' 등의 명분만 내세우면서 활동하고 있다"며 "마치 좌익 소아병에 걸린 것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의 수준에 맞춰 활동하는 것이 중도 진보"라며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맞서 이기려면 민주당·시민통합당·진보통합당 등이 서로 양보와 타협으로 진정한 야권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단일화가 안 되면, 한나라당 정권이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정렬씨는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정귄이 들어선 이후 김영삼 문민정부까지 거의 50여년동안 정권이 바꾸지 않는 상태에서 반공·친일·재벌·반역사·반민주 등의 한 방향 교육과 언론에 의해 국민들이 세뇌됐다"며 "한나라당이 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을 '잃어버린 10년' '좌파정권 10년'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정렬씨는 한국 보수언론의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조·중·동> 광고수입이 포털 네이버 광고 수입에 밀리고 있다"며 "막강한 <조·중·동>의 영향력이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톡·아고라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하지만 한나라당과 정부는 국민의 자유로운 언로인 SNS마저 규제하려고 한다"며 "그들이 SNS를 두려워 한다고 해서, 그것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정렬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대묘사로 MB정권 하의 정치 현식을 적나라하게 풍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사개그맨 노정렬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 1994년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관료의 길을 걷다 1996년 돌연 개그맨으로 변신했다. '개념 개그맨' '시사풍자의 달인' 등으로 평가받는 그는 현재 CBS라디오 시사 풍자표 '뉴스야 , 놀자'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