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서 의원은, 하루 전 의원총회에서 몇몇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는 왜 의원총회에 나오지 않느냐. 나와서 의견을 듣고 자신의 뜻도 밝혀야 한다'며 '불통'을 지적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반문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인데, 박 전 대표 본인이 나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에게 당의 전권을 주느냐 마느냐를 논의하는 자리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하는 게 오히려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쇄신파의 재창당 주장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쇄신은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책과 정국운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쇄신 아니겠느냐"며 "당명을 바꾸고, 당을 해산하고, 합당을 하고 해서 새 모습으로 나아간다고 국민들이 바뀌었다고 인정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이어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모든 것이 전당대회에 파묻혀 진정한 쇄신을 하기 어려워진다"며 "모양만 바꾼다고 쇄신이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4월 총선까지 치러야 한다'는 친박계의 주장을 '친박계의 공천 장악'으로 의심하는 시각에 대해 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말해왔고 공천이 어느 한 사람이 힘으로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며 "원칙을 정해 공천 시스템을 확정하고 나면, 박 전 대표가 '이 사람은 된다' '저 사람은 안 된다'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이날 서병수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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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다른 의원들과 소통을 잘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어제 의원총회에서도 '박 전 대표는 왜 의원총회에 나오지 않느냐'는 얘기가 쏟아졌다. 전화통화하기도 어렵다고 하고, 지난주 금요일부터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려 했지만 소통이 안 됐다는 게 쇄신파의 주장이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인데, 박 전 대표 본인이 나가는 게 말이 되나. 그 자리에 나가서 앉아 있는 게 더 우습지 않겠나. 박 전 대표는 비대위 구성을 하라거나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적도 없다.

당에 위기 상황이 닥쳤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내부 논의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에게 최고위의 권한을 부여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재창당을 하느냐 마느냐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이다. 비대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직을 박 전 대표에게 맡기자는 것까지는 합의가 이뤄졌는데, 정상적 논의절차라면 현재의 지도부(황우여 원내대표 등)가 박 전 대표에게 '박근혜에게 비대위를 맡기자고 중지가 모아졌는데 이걸 맡을 의향이 있느냐'고 묻는 게 순서 아닌가.

아직 중지가 모아지지도 않았는데, 당 쇄신 방안에 대해 누구의 얘긴 듣고 누구 얘긴 안 듣고 할 수 없지 않느냐. 한나라당이 몇 사람들의 당이 아니지 않는가."

- 박근혜 전 대표는 재창당이나 전당대회 개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한가.

"재창당을 하자고 하면 (박 전 대표는) 십중팔구 안 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한 비대위를 박 전 대표가 맡을 필요가 없지 않나. 싫다고 하면 못하는 것 아닌가."

- 반대 이유는.

"변화와 혁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은, 쇄신은 우리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손으로 정권을 만들어 냈지만 그동안 국민들 실망만 시켜드렸고, 그럼에도 인사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실망을 더해가는 가운데 이를 집권여당에서 바로잡지 못해 국민의 실망은 더 커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최근의 디도스 문제, 이상득 의원의 보좌진 비리 문제 등을 방기하는 무기력한 모습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의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책과 정국운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쇄신 아니겠는가. 당명을 바꾸고, 당을 해산하고, 합당을 하고 해서 새 모습으로 나아간다고 국민들이 바뀌었다고 인정하겠나.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생각이다.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모든 것이 전당대회에 파묻혀 진정한 쇄신을 하기 어려워진다."

- 전당대회 과정에서 후보들 간의 공방 같은 것에 파묻혀 쇄신이라는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 손끝만 보는 상황이 온다는 얘긴가.

"그렇다. 재창당은 말은 좋지만 그것 자체로 구태다. 모양만 바꾼다고 쇄신인가"

- 내년 총선까지 비대위체제로 치르자는 친박계의 주장에 대해 '공천에 대한 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천은 자체로도 중요한 문제이고 당 쇄신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동안 박 전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말해왔고 공천이 어느 한 사람이 힘으로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대부분의 의원들도 공천을 제대로 관리할 사람으로는 박 전 대표가 가장 낫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원칙을 정해 공천시스템을 확정하고 나면, 박 전 대표가 '이 사람은 된다' '저 사람은 안 된다' 할 사람이 아니다."

- 김성식·정태근 의원 탈당 소식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언급이 있었나.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