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9일 오후 6시 15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여야는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19일 국가안보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두아 원내공보부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하고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서는 워낙 중대사안이다 보니 개별 논평보다는 국회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특별한 언급을 피했다. 그는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주고 그 대책에 대해 신뢰를 보내며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 전국위원회를 예정대로 개최해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한 후 곧장 비대위원장 주최로 비상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민주통합당도 긴급하게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김진표 원내대표가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초당적 대처를 위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여야는 19일 오후 4시께 각각의 상임위를 열 예정이다. 상임위가 열리는 형식, 참석자, 일정 등은 상임위별로 정하기로 했다.
또,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2012년도가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 권력교체를 하는 미묘한 시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로 인해 비상한 상황을 맞이했다"며 "한반도 평화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민주통합당은 예상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정부와 함께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최고위 결과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에 조의를 표한다, 북한 지도부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악화되지 않고 평화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에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태로 남북기본합의서와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정신과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초당적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상임위 개최를 두고 국회에 등원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김 대변인은 "초비상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상임위를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국회 등원과는 별개"라며 "예산안 처리 등에 대해서는 오늘 최고위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조문단 파견 문제에 대해서 이견을 보였다. 이두아 원내공보부대표는 비상대책위를 마친 후 "한나라당은 야당과 달리 책임 있는 여당이기에 오늘 당의 논의도 애도 표명이나 조문단 문제보다는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국민 메시지에 집중했다"며 "28일 영결식이 있다고 하니 그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추후적으로 논의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조문 사절단 파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나라당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조의 표명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공동선언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소식에 애도를 표명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남과 북 주변당사국들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역시 성명을 발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을 북한 인민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의 생애는 남북 대치의 현실과 한반도 평화의 이상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을 그대로 보여준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진보신당은 "물론 그는 북한의 핵개발과 3대 세습 등 통치 말기 한반도 긴장을 강화한 점에서 비판 받아왔지만 6.15, 10.4 공동선언 등 남북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그의 노력 또한 무시돼선 안 된다"며 "더불어 이후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강화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문정림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우리 군과 정부는 북한의 체제 변화와 혼란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김정일 사망으로 군부 강경파가 득세할 수 있으며 북한 체제의 급격한 붕괴와 대규모 탈북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내부의 혼란을 외부로 전환시키기 위한 북한의 핵 도발과 국지적인 도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지 50시간, 이틀이 지나서 발표됐다"며 "그동안 정부가 이 사실을 낌새도 못 챘다고 하면 우리 대북 정보망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에서 입장을 내는 것과는 별개로 여야 정치인들은 트위터, 성명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주선 국회 남북관계발전 특별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섣부른 예단이나 성급하고 무모한 대응을 해서는 안 되고 국가위기관리매뉴얼에 따른 차분한 대응을 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거나 북한의 반발을 초래하는 행위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미·중·러·일 4강에 특사를 보내 평화외교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wonheeryong)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한다, 정부도 정중하고 예의갖춘 조의 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의 표명은 평가와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주도적 관리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고 북한을 중국과 미국의 관리대상으로 넘기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기아와 인권상황, 한국 공격 도발이 정중한 외교까지 부정하는 이유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kimmoonsoo1)는 "남북평화와 통일의 날이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문성근(@actormoon) 국민의 명령 대표는 "김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상호번영을 위해 6.15선언과 10.4선언을 발표했다"며 "이 정신은 이후에도 존중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떠나 같은 민족구성원으로서 삼가 조의를 표하며 평화공존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우리 정부가 지혜롭게 대처하기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역시 지도부 경선 출마를 발표한 한명숙 전 총리는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급한 상황이 터질 때일수록 남북 간 핫라인이 중요해진다"며 "비상시를 대비해 핫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게 남북관계를 위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