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29일 오후 6시 40분]부산 찾은 민주당... '노무현'과 '저축은행'이 키워드TV 토론에 이어 합동 연설회도 부산에서 열렸다. 29일 부산 국제신문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 연설회에는 민주화 운동의 대부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여서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토론회까지는 참석했던 이인영 후보는 김근태 고문의 소식을 듣고 서울행을 택했다. 한명숙 후보는 "민주화 운동할 때 김근태 전 대표와 가장 가까운 동지였다, 마음이 참 무겁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박영선 후보도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 나를 도와주겠다고 떨리는 손을 붙들고 나온 모습이 눈에 아련하다,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에 출마했던 만큼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후보들이 다수 있었다. 문성근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될까 생각해 봉하에 내려오셨다고 했다, 떠나며 남은 당신들이 좀 해달라는 뜻"이라며 "그 운명을 받아 가장 많은 세력이 모인 통합을 이뤘다, 시민과 함께 지역구도를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외쳤다.
박용진 후보는 "2002년 지지 없이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것처럼 박용진도 조직도, 계파도 없는 최약체 후보지만 씩씩하게 나섰다"며 "여섯 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젊음의 역동성과 정권교체의 자신감을 대표하는 박용진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부겸 후보는 "정장선·장세환의 불출마 선언 이후 머릿속의 노무현이 '내려놓고 싸우고 가라'고 명령했다, 김대중·노무현의 과제 '지역주의 괴물'과 맞서기 위해 대구로 간다"며 "당당하게 여러분의 지원을 받아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로 내년 총선 대구에서 맞장 뜨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권교체의 기수, 4번 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강래 후보는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당한 날로 그렇게 만든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은 피 눈물 흘릴 날이 올 것이고 얼굴고치고 단장한 한나라당도 결국 무너질 것"이라며 "큰 선거에 이겨 본 경험이 있는 내가 앞장서야 선거의 사령탑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강조하며 지지를 외친 이들을 향해 500여 명의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부산지역 최대 이슈 '저축은행' 사태 비난... "악몽의 정권"부산 지역의 가장 큰 이슈였던 '부산저축은행' 문제도 제기됐다. 한명숙 후보는 "부산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여기 와 계신다, 서민들은 피눈물 흘리는데 영업정지 직전에 예금 인출한 특권층이 버젓이 살고 있다"며 "한명숙이 정권을 심판해서 잘못된 정권을 반드시 여러분과 함께 바로 잡겠다, 악몽의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로 이어지는 것을 정권교체로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도 "저축은행 사태가 올해 터졌다, 부산·울산·경남 서민들이 울부짖었지만 MB·한나라당 정권은 외면했다, 저축은행 사태에 (동생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자) 동생이 아니라고 하면 그만아니냐고 했다"며 "이것이 바로 박근혜의 군림정치다, 이런 박근혜와 당당하게 싸울 사람 누구냐, 민주통합당의 당당한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을 상상해보라"고 외쳤다.
박지원 후보는 "국민은 민주통합당에 정권을 주려고 하는데 당이 준비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민주당만으로 이길 수 없지만 민주당을 깨고, 호남을 빼고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며 "김정길·김두관이 대통령이 되려면 박지원이 필요하다"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이학영 후보는 연단에서 벗어나 무대 앞으로 나와 편하게, 'YMCA' 스타일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박원순 시장이 민주통합당에 갈지 고민한다고 느껴진다, 이 당에 오는 걸 시민이 좋아할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시민을 데려오지 않으면 총선 승리해도 대선에 후보를 못 낼 수 있다, 나를 대표로 뽑아주면 YMCA 회원과 전국 시민과 함께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1신: 29일 오후 5시 13분]민주당 당권레이스 시동... 아직은 '훈훈'민주통합당의 당권레이스가 무르익고 있다. 제주도에서 합동연설회를 연 당권 후보자들은 29일에는 부산을 찾았다. '문성길(문재인·문성근·김정길)'의 부산 출마로 PK(부산·경남)에 민주통합당의 바람을 일으키려 하는 만큼 부산 민심을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당권 후보자들은 부산 MBC에서 첫 TV 토론회를 진행했다. 다음 달 15일까지 레이스가 이어지기에 아직 선두그룹의 지형이 명확히 짜여 있지 않은 만큼 상대 후보에 대한 날선 비판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얘기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박지원 후보는 법사위 시절 '박 남매'라 불리며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던 박영선 후보와의 유대를 꾀했다. 그는 "88만 원 젊은 세대에게 꿈을 줄 역할을 박영선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포부를 밝힐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었다. 그는 한명숙 후보에게도 "한 후보가 검찰로부터 누명을 쓰고 재판 받았을 때 내가 많은 역할을 했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한명숙 후보는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와 박영선 후보가 자신의 일처럼 싸워줬다, 함께 지도부를 할 수 있다면 손잡고 좋은 동지가 될 것 같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에 박지원 후보는 "나와 박영선에게 고마우면 너무 표를 많이 가져가지 말고 나눠달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날선 비판'보다는 '훈훈함'이 가득했던 첫 토론회 물론,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는 이인영 후보는 한명숙 후보에게 '젊은 층의 마음을 어떻게 얻겠냐'고 물었다. 이에 한명숙 후보는 "20~40대의 절망을 희망으로 이끌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사람이 필요해서 반드시 우리 당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내가 그 징검다리로 서겠다"며 "다만 현 정치권의 486들이 정치권 밖의 SNS 이용자, 2040세대들과는 유리돼있지 않냐는 안타까움이 있다, 모두 자성하며 공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역공격에 나섰다.
박용진 후보는 문성근 후보를 향해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한 국민의 정부, 비정규직 개악을 확대한 참여정부'의 문제를 짚으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캐물었다.
문 후보는 "노동 부분이 어려워진 데 대해 지난 10년의 정부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퇴임 후 그 부분에 대해 안타까워 하셨다"며 "우리의 짐이고 과제"라고 답했다.
김부겸 후보는 박지원 후보에게 "지난 11일 통합 의결 전대 때에도 박 후보는 이러한 통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전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는데 박 후보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해도 큰 통합이 아쉽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후보는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이렇게 무질서한 통합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합법적인 절차를 밟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도 계속된 '박근혜와 각 세우기' 전략'박근혜와 각 세우기' 전략은 어제(28일) 첫 통합연설회에 이어 이날도 계속됐다. 이인영 후보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공룡이 멸종했듯 스마트폰 시대에 수첩 들고 공주님이 나타난 한나라당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정책에 있어서도 후보자들은 입을 모아 "박근혜 복지에는 알맹이가 빠졌다"(박용진), "부자가 선심 쓰듯 나눠주는 한나라당 복지는 거짓"(김부겸)이라고 날을 세웠다.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토론회는 '지지 호소' 발언으로 정리됐다. 박용진 후보는 "첫 번째 표는 대표됐으면 하는 사람에게 주고 두 번째 표는 당에 꼭 필요한 박용진에게 달라"고, 김부겸 후보는 "나를 키운 군포시를 떠나 한나라당의 아성 대구에 도전하고자 한다, 민주통합당의 미래와 진정성을 위해 한 몸 던지고자 한다"며, 이강래 후보는 "정권 교체 기수를 자임하고 정권 교체 4번 타자를 자임한 이강래가 내년에 앞장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 시간부터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리더십 박영선을 한 번 상상해보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며, 이인영 후보는 "20~40대를 아우르는 젊은 정당을 이인영이 만들어보겠다, 대세가 아닌 변화를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학영 후보는 "새로운 정치 혁명을 함께 이루자,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에 시민이 참여해 주는 것만으로도 시민 혁명을 이룰 수 있다"며, 문성근 후보는 "민주화된 제도 속에 공천 제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 시민이 참여해야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 통합 과정에서 공천권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시민'에 방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