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에서 '2011 청소년 모의 인권이사회'라는 대회가 열렸다. 광주지역 고등학생 99명이 참가해 사형제도, 체벌교육, 신체의 자유, 이주노동자의 인권, 저작권 등 모두 5가지 의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총 4차에 걸친 실무그룹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의안을 가지고 본 회의에서 각 의제의 대표 의장단이 결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 및 답변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의 거수를 통해 결의안의 통과여부를 결정했다. 이는 실제 유엔인권이사회가 현재 하고 있는 결의안 채택시스템과 동일하다. 국제기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모의대회에 대입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대회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취지이다.
대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참가자들의 대회에 대한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다른 모의대회와는 달리 참가비가 무료였으며, 지원학생을 특정 지역으로 한했고, 시청이 후원했다. 이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토론을 하기에 충분했고 참가자들의 결과물인 결의안 또한 훌륭했다. 대회 일정 중 하나였던 인권토크쇼는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현재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직접 모셔서 그들의 실태와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시설과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참가자 모두 만족했지만 그밖에 부수적인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주최 측에서 대회준비가 처음인터라 미흡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진행요원들의 미숙함, 갑작스럽게 바뀌는 대회규정 등 참가자들이 불편을 느꼈다.
또한 대회가 끝난 후 한 참가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들과 비교하며 수상기준과 관련해 기준이 매우 애매했다고 지적했다.
한 참가자는 "인권을 논하는 대회였음에도 제재가 너무 심했다. 처음 명시해놓은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갑작스럽게 수정하는 바람에 기존에 있던 계획에 차질을 빚어 혼란스러운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도 이 대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을 학교 수련회 같은 방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그들 스스로의 자유에 맡기도록 해야 한다. 인권에 관심을 갖고 대회를 준비해온 학생들 자체가 이미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참가자들의 권리를 존중해 줄 수 있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니라 처음이기에 이와 같은 논란이 어쩌면 대회를 주최하는 측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생각을 하나하나 다음 대회에 반영한다면 이번 대회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완성도 높은 대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최 측과 참가자들의 아름다운 소통의 일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