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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들이 차 이경의 의문의 실종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차 이경의 의문의 실종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김동이

"병사 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다는 거냐1"
"어떻게 신병을 혼자 방치해 둘 수 있으며, 함선이 항해하는 동안 밖에 혼자 둘 수 있는가. 또한, 함선에 CCTV가 14대나 설치돼 있다던데 녹화된 테이프가 하나도 없다는 것도 의문이다."

지난 2일 격렬비열도 서방 10마일 지점에서 갑자기 의문의 실종을 당한 태안해양경찰서 소속 차아무개(21·태안군 근흥면 정죽4리) 이경 가족들이 3일 오전 태안해양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실종자 차 이경의 부친인 차아무개(58)씨와 부인 가아무개(47)씨를 비롯해 같은 마을에 사는 친척과 이웃주민 등 30여명은 태안해경을 방문했다. 이들은 차 이경의 실종과 관련해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고, 태안해경은 당시 1507함에 함께 근무했던 차 이경의 1기수 선배 전경과 내무반장, 전경소대장, 함선 부함장 등을 긴급히 불러들여 실종자 가족과 대면하게 했다.

하지만, 태안해경측에서는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면담장에 들어가려던 방송사와 지역신문사 기자들에게 면담 실시 전 잠깐동안만 촬영을 허락한 뒤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다.

부함장과 면담 후 의문의 실종

태안해경이 현재 수색에 나서고 있는 실종 추정 해역 내해와 광역구역의 경계지점으로 이곳은 물살이 센 것으로 알려져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을 것오로 예상되고 있다.
태안해경이 현재 수색에 나서고 있는 실종 추정 해역내해와 광역구역의 경계지점으로 이곳은 물살이 센 것으로 알려져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을 것오로 예상되고 있다. ⓒ 김동이

차 이경은 지난해 12월 30일 태안해경 1507함에 배치된 신입 전경으로 지난 2일 오전 9시 해상 경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항했고, 이는 차 이경이 함대배치 후 첫 항해였다. 차 이경은 이날 1507함이 격렬비열도 인근을 벗어날 무렵인 오후 2시 30분께 1507함 정아개 부함장과 가족관계 등 신상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시 50분께 이아무개 전경소대장이 함내 식당에서 면담차 호출했지만 소재 확인이 안됐다. 태안해경은 함내 방송과 승조원을 모두 동원해 선체 내부를 수색했지만 결국 차 이경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태안해경은 부함장과 첫 면담 후 1시간 15분 정도 후인 오후 3시 45분께 태안해경 상황실에 1507함 실종자 발생 접수를 받았고, 태안해경서장 지휘하에 상황대책본부를 구성, 313함 등 경비정 14척과 헬기 3대를 긴급 동원해 실종추정 해상에 대한 수색작전을 펼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차 이경의 실종지점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격렬비열도를 벗어난 외해 구역이고, 눈보라가 치는 굳은 날씨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실종 24시간이 넘은 지금까지 차 이경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실종자가족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현장근무자 4명 진술 모두 달라... 가족들 "진실을 밝혀달라" 반발

차 이경의 1기수 위 선임과의 면담 1507함 현장에서 함께 근무했던 1기수 위 선임전경과 실종자 가족들이 면담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 온 언론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대화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취재진들을 밖으로 내보내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실종자가족들로부터 들을 수밖에 없었다.
차 이경의 1기수 위 선임과의 면담1507함 현장에서 함께 근무했던 1기수 위 선임전경과 실종자 가족들이 면담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 온 언론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대화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취재진들을 밖으로 내보내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실종자가족들로부터 들을 수밖에 없었다. ⓒ 김동이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실종자 가족들의 원망은 태안해경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께 태안해경 경무과를 방문해 사고경위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뒤 오후 1시 30분께 태안해경에 도착한 1507함 현장 근무자들과 대면했다.

하지만, 2시간 반 가량 개별적으로 진행된 면담 이후 실종자가족들은 근무자 4명의 진술이 시간과 상황에 있어서 모두 다르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차 이경의 친척이라는 이아무개(48)씨는 차 이경의 마지막 모습에 대한 진술과 관련해 "부(함)장은 면담 후 내려가는 모습을 봤고, 전경소대장은 부장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며 "또 혼자서 (선실)밖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나갈 데도 없다는 말을 해 도대체 애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문만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가족들은 그나마 (부장 면담 이후 소대장 호출 전) 최종 20분의 공백을 부장과 소대장은 알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근무자와 면담을 마친 오후 4시께에는 태안해경 오안수 서장이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해경 강당으로 찾아와 대화를 진행하려 했지만 오히려 실종자가족들의 감정만 돋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오 서장이 지휘봉을 흔들며 가족들과 대화에 나서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던 실종자 가족들은 험한 말로 오 서장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종자가족측은 오 서장을 향해 태안해경이 실종 보고를 받고 취한 조치가 무엇인지, 발견할 가능성은 있는지에 대해 따져 물었고, 오 서장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오 서장은 "경비정과 헬기 등을 급파해 수색에 나서고 있으며,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실종자가족들이 해 달라는대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태안해경 수사과장도 "현재 경비정(1507함)이 경비 중이어서 우선적으로 (면담차 들어온) 4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경비정이 입항하면 전 대원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종자가족들은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강당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또 다시 반발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태안해경#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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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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