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없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선거인단 50만 명 돌파'라는 흥행 대박을 이뤘지만, 후보자 간 치열한 경쟁 및 대립 전선·새로운 이슈 발굴 측면에서 쪽박을 차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6일 열린 TV 토론회에서도 재현됐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을 돌며 합동 연설회를 펼치고 있는 후보자들의 얘기가 반복되는 양상이었다. '인적쇄신' 카드는 오늘 토론회에서도 강조됐다. 모두 발언에서부터 이학영 후보는 "호남에서부터 신선한 공천 혁명 바람으로 민주통합당을 사랑받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명숙 후보 역시 "국민들은 뼈를 깎는 혁신을 명령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 혁명을 확실히 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꼭 이루겠다"고 말했고, 문성근 후보도 "깨끗한 공천"을 강조했다.
"노무현 FTA는 괜찮고 MB FTA는 나쁘다?"
또 다른 이슈는 '한미FTA'였다. 공통질문으로 던져진 FTA 의제에 대해 후보들은 모두 "날치기 처리된 한미FTA는 무효고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궤를 같이했다. 물론 후보 간 온도차는 있었지만 공통 질문에 모든 후보자가 질문하는 구도 속에서 후보자 간 날 선 대립은 찾기 힘들었다.
박영선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FTA의 세세한 부분을 검토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비준안 무효화 당론은 내가 정책위의장일 때 정한 것으로 FTA는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성근 후보와 김부겸 후보는 "일단 4월 총선 이후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정권 교체되면 폐기해야 한다"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다.
박지원 후보는 "한미FTA야말로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학영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래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피해대책 없이 개방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반대 운동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 역시 "FTA라는 판도라 상자를 연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FTA 폐기의 배수진을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보다 한발 더 나아간 박용진 후보는 "노무현의 한미FTA는 괜찮고 MB의 한미 FTA는 나쁘다는 착각을 하는 분들은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한미FTA는 복지국가의 길과 양립이 불가한 것으로 재협상 검토 입장은 한미 FTA가 독소조항 그 자체임을 망각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한명숙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발언보다 수위를 낮췄다. 한 후보는 "한나라당의 한미FTA 날치기를 막지 못해 송구하다"며 "이명박 정권이 추진한 한미FTA는 국가 이익이 실종된 것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후보자들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와 "한국노총의 7대 정책 과제를 수용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등 같은 의견도 개진했다. 그나마 후보자 간 '다름'을 가늠할 수 있는 상호토론 조차 옆자리에 앉은 후보에게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해 끝내 '각'은 서지 않았다.
한편,'재벌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박영선 후보는 "MB 정부 때 87개 법안이 날치기 됐는데, 수사 의뢰하겠다"며 "MB 세력이 도망가지 못하게 그물을 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재벌 특혜 관련 법안을 직권상정한 주역을 MB 정권이 사찰한 후 약점을 잡아 처리를 강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당의 새 리더가 되면 날치기의 주역들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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