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일 일어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관련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총학생회 단위의 시국선언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서명운동 등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9일 오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회장 김삼열)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회장 한호)는 서울 연세대학교 이한열 열사 기념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선거 방해 공작을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극악 범죄행위로 규정한다"며 "대한민국 정치의 기본원리가 무너진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검찰이 이번 사건을 최구식 의원(한나라당 탈당, 무소속)의 비서 공아무개(28·구속)씨와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수행비서 김아무개(31·구속)씨 등의 공동범행으로 결론 낸 것에 "국민들의 의혹을 충분히 풀어주지 못했다"라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건은 철저하게 재수사되어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현 상황을 직시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 "헌법개정을 심도 있게 논의해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조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정당이 헌정질서를 어지럽혔을 경우 국민이 심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있는 정부 여당 관계인들, 법의 심판 받아야"
지난해 12월 26일 서울대는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가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실체를 전국민 앞에 직접 밝혀야 한다"며 시국선언을 한데 이어, 구성원 3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9일 신문 광고를 내고 정부여당의 책임을 또 한 번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주주의 퇴보를 걱정하는 서울대인 3069명'이라는 이름으로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 수호 의무에 따라 민주주의에 비수를 겨눈 이번 사건의 실체를 전 국민 앞에 직접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는 정부 여당의 관계인들은 더 이상 진실을 감추려하지 말고, 권력 뒤 음지에서 나와 엄준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과 행동은 지난해 연말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시작돼 이화여대, KAIST 학생들이 연이어 나섰고, 지난 5일에는 전국 11개 대학이 합동 시국선언을 하는데 이르렀다.
특히 이날 연세대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지난 6일 검찰 수사발표 이후에도 대학생들이 사건에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검 수사와 범죄를 저지른 집단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