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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N이 혁명 이후 이집트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CNN이 혁명 이후 이집트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 CNN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이집트 시민 혁명이 지난 25일 1주년을 맞이했다.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형 이집트 국기를 펼쳐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과 이를 취재하려는 전 세계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 이날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수만 명의 인파로 가득찼다. 이집트 경찰은 최소 5만여 명이 모였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타흐리르 광장에 기쁨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시민들은 군부의 조속한 정권이양과 재판을 받고 있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사형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에서는 군부가 총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권이양과 무바라크 세력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 퇴진 후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후세인 탄타위 군사최고위원회(SCAF) 위원장 퇴진 요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년간 부진한 성과를 거뒀고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최근 이집트 의회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은 '무슬림 형제단'이 만든 자유정의당의 모하메드 사드 엘 카타트니 사무총장을 새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탄압을 받았던 이슬람 정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한 것은 지난 1952년 정교분리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군부는 자신들과 관계가 껄끄러웠던 이슬람 정당의 의회 진출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또한 지금은 감옥 신세가 되었지만 군 통수권자였던 무바라크에 대한 처벌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처럼 이집트의 민주화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자 시민 혁명 후속편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군부가 비상계엄령을 완전 해제가 아닌 부분 해제키로 한 것도 시위 재발을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NN은 "이집트 시민들은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두려움의 장벽을 뛰어넘는 경험을 했다"며 "이집트 혁명 '2막(Part II)'으로 또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혁명이 역사적 성공을 거둔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불안한 기운은 여전히 이집트를 감싸고 있다.


#이집트 혁명#아랍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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