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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cupy 여의도!'에서 괴도루팡 복장을 한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Occupy 여의도!'에서 괴도루팡 복장을 한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 김혜승

"우리의 삶이 힘든 이유를 꿰뚫는 하나의 단어는 '금융자본'이다"

99%에 속한 이들이 1%를 점령하기 위해 여의도에 모였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점거농성 40일째를 맞이한 'Occupy 여의도!'는 26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RX한국거래소 앞에 모여 제 16차 공동행동에 나섰다. 기자회견으로 시작한 이번 집회는 40명 정도가 모였으며 'Occupy 대학생 운동본부' 건설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아프니깐 청춘이다?... "굉장히 가슴이 먹먹"

"어떤 말부터 먼저 해야할지 머리가 복잡하다"

멀리 부산에서 올라온 대학사람연대 대표 김민준씨는 "사회에 나가면 당장 갚아야 할 천만 원 빚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까, 당장 2월 1일이 되면 실직되는 아버지 이야기를 해야 할까, 아니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앓고 있는 어머니와 취직이 안 돼서 공부도 못하고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는 누나 이야기를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굉장히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Occupy 여의도!' 기자회견 낭독 중입니다. 뒤에는 '금융자본'인 KRX한국거래소가 보입니다.
'Occupy 여의도!' 기자회견 낭독 중입니다. 뒤에는 '금융자본'인 KRX한국거래소가 보입니다. ⓒ 김혜승

서강대 총학생회장인 고명우 학생은 "대학생 3명 중에 2명이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만 10조 원이 넘는다는데 비싼 등록금을 내고 나와도 일자리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허영구씨도 "애들이 2명 있는데 등록금 부담 때문에 큰 애는 사이버대학, 작은 애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비롯한 대학의 문제는 결국 금융자본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대학교가 사학재단에서 재벌의 계열사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프지 않은 세대가 없는 이 시대, 이제 안녕하자"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4시부터 시작한 집회는 참석한 단체들의 개인 발언으로 진행됐다. 집회에는 대학생사람연대에 속한 대학생부터 시민단체, 학습지노동조합, 외환은행 노조, 쌍용차 노조와 금융소비자협회, KIKO 피해기업 공동대책 위원회, 투기자본감시센터 그리고 진보신당, 사회당 당원까지 다양한 단체들이 참석하여 영하 9도의 한파 속 거리를 함께 걸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정책부장 이진용씨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아파하며 투쟁하고 있는지 이 자리 와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가 하는 이 투쟁들이 모여 여의도를, 서울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명우 학생도 "혼자 힘들다고 징징거렸는데 우리 모두 아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하나의 문제이며 그것은 1% 금융권력의 문제이다"라고 비판했다.

 하나대투 증권을 거쳐 한나라당 당사로 거리행진 중인 'Occupy 여의도!' 입니다.
하나대투 증권을 거쳐 한나라당 당사로 거리행진 중인 'Occupy 여의도!' 입니다. ⓒ 김혜승

집회 이후 이들은 검정 망토와 모자를 쓴 '괴도 루팡' 복장을 하고 한국거래소를 기점으로 하나대투증권 앞, 금감원, 한나라당 당사 앞 그리고 시청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서강대 김윤영 학생은 "괴도 루팡 복장은 1%가 빼앗아간 우리들의 삶을 99%가 다시 훔쳐오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는 3월 30일 '330개 텐트로 시청을 점령하자'를 모토로 대학생 힐링캠프를 준비중인 'Occupy 여의도!'는 대학생 운동본부 활동 시작과 함께 2월 초부터 각종 토론회와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혜승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대학생 인턴입니다.



#‘OCCUPY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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