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가했당', 'MB탈당', '어차피그당'….
한나라당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29일 오후 6시까지 새 당명을 공모한다고 하자 곳곳에서 실력파 작명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작명해서 한나라당에 제출했다가는 주옥 같은 이름들이 빛도 못보고 사라지겠죠. '아웃사이더' 작명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웃사이더 작명가들에게도 놀 수 있는 판이 벌어졌습니다. 진보신당도 당명 공모에 나섰거든요. 진보신당도 당명 개정을 하는 거냐고요? 아닙니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 너와 내가 평등하게 만나 서로 주체로서 우리가 되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이 정치"라는 진보신당 강령의 문구처럼 한나라당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직접 한나라당의 새 당명을 공모하겠답니다. 이른바 '한나라당의 새, 아니 제 옷을 입혀주세요!' 공모전입니다.
대표정당으로서 의연함 vs 부자정당으로서 일관성
일단 두 당의 공모전 모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습니다. 자, 그럼 어느 당의 공모전에 참여하든 당선이 되려면 선정기준을 잘 파악해야겠죠? 한나라당은 새 당명에 ▲ 대표 정당으로서 의연함 ▲ 개혁의지에 대한 직접적 표현 ▲ 2040 세대의 감성적 공감대 고려 ▲ 정책 소통의 주체로서 국민의 존재감 강조, 이렇게 네 조건이 녹아들어가야 한답니다.
이거 너무 어렵습니다. 한나라당과 연결이 잘 안 되네요. 대표 정당으로서 비서들만 '의연'한 모습을 보였죠, '개혁'에 대한 당 내부의 교통정리도 안 됐잖아요. 또 20대인 저는 20대를 겨냥한 이준석 비대위원에게 전혀 '공감대'를 느낄 수가 없어요. 저도 하버드 가야 하나요. '국민의 존재감'은 말도 맙시다.
그럼 진보신당이 제시한 기준은 좀 쉽게 다가오나 볼까요. 역시 네 가지입니다. ▲ 부자정당으로서의 일관성 ▲ 의지 없는 개혁 직접적 표현 ▲ 2040세대의 성역 없는 희화화 ▲ 국민의 존재감 나몰라라 불통정당 강조. 선정기준이 좀 마음에 다가오나요? 창의력이 부족한 저도 뭐 해 볼 만하게 느껴지는데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아이패드2냐, 사과 없는 사과박스냐
제출한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한나라당은 접수된 아이디어를 추려내 30일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 하네요. 당선작에 한해 상품도 있군요. 최우수상 한 명에게는 아, 아이, 아이패드2…. 우수상 4명에게는 문화상품권 5만이 주어진다 하네요.
진보신당은 제출된 아이디어가 한나라당에게 귀속되도록 노력하겠답니다. 채택한 당명은 제안자 명의로 한나라당에 전달한다고 하네요. 진보신당에서도 상품을 걸었네요. 가장 독창적인 당명을 제안한 사람에게는 '사과 없는 사과박스'를, 가장 한나라당의 본질을 꿰뚫어 준 사람에게는 '현금 없는 현금봉투'를 준답니다.
앞서 말했듯 한나라당에는 29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hope2012@hannara.or.kr)로 당명을 접수하면 되고요, 진보신당에는 트위터(@jinbonews)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ewjinbo)으로 다음달 10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면 됩니다. 자, 전국의 작명가 여러분. 어느 당의 공모전에 참여할지 여러분이 선택하시면 됩니다. 한 사람이 둘 다 지원해서 모두 당선되면 참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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