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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광주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간 기념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한 강정마을 '신짜꽃밴'이 열찰하고 있다.
3일 광주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열린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출간 기념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한 강정마을 '신짜꽃밴'이 열찰하고 있다. ⓒ 강성관

해군기지 건설로 신음하고 있는 강정마을 구럼비의 노래가 민주의 성지 광주에서 울렸다.

3일 저녁 광주광역시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열린 강정평화 유랑공연에는 1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강정이 부르는 평화의 노래를 합창했다.

유랑공연에서는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오마이북) 출간을 기념하며 5년 여 동안 마을주민들과 힘겨운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벌여온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지난해 3개월 이상 마을에 상주해 취재하며 책을 펴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 등이 출연해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 등을 전했다.

"신음소리 외면당해 서러웠을 것이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가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해 그 동안의 강정마을 취재과정,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가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해 그 동안의 강정마을 취재과정,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강성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강정마을은 공권력에 의한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며 "경찰은 불법공사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공공의 적으로 대하며 해군의 앞잡이가 되어 주민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회장은 "그동안 외로운 싸움을 해왔는데 2011년 초부터 활동가들이 강정마을로 오면서 연대하며 엄청난 힘을 받고 있다. 공권력은 주민 억압하고 있지만 5년 동안 우리가 싸움을 질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크나큰 어려움이 와도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들어서 국익 차원에서도 당당히 이바지하도록 하는 길을 열어갈 것이다"고 다짐하며 "그동안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 외로웠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신나고 짜릿한 강정마을 꽃밴드(신짜꽃밴)'과 함께 노래 공연을 하며 '생명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인 이주빈 <오마이뉴스> 기자는 사회자(김경일 무등산풍경소리 음악회 사무국장)가 취재과정에서 느낀 바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의 언론 보도행태와 사회 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이 기자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언론들은 국방부가 '사업추진하고 토지보상했다'는 등의 기사만 써왔고 주민들이 왜 반대하는지, 어떤 소송을 제기했고, 어떤 적합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왜 주민들이  절규하고 있는지 들으려 하지않고 애써 무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사회적 이슈 현장과 관심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미안하지만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가 투쟁의 시간과 주민들이 당한 고통에 비해 덜 알려진 것은 강정에 '스타'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며 "근래 우리나라 사회현상을 보면 아픔의 현장조차 스타가 관심을 가지면 나도 관심을 갖고, 스타가 가면 나도 가는 스타를 쫓는 마치 팬클럽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데 강정으로 오는 길이 멀어서인지 그런 스타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분들이 피해를 덜 당해서, 싸움의 세월이 짧아서 보도하지 않고 외면했나"며 "(주민들은) 신음소리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가장 서러웠을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절차적 문제 등을 지적하며 "제가 하는 말도 주민들이 하는 말도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며 "한국사람들은 유독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을 좋아하면서 세계 최초이자 세계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3관왕 한 지역에 군사기지를 못 지어서 난리인 것을 침묵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기정 의원 "예산삭감에도 공사강행 안타까워... 총선 공약 돼야"

 국회 예결특위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아 해군기지 관련 예산 96% 삭감을 주도한 강기정 의원.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참석해 전면재검토 등을 당 차원의 총선 공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예결특위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아 해군기지 관련 예산 96% 삭감을 주도한 강기정 의원.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참석해 전면재검토 등을 당 차원의 총선 공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강성관

국회 예산결산특위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아 해군기지 예산 96% 삭감을 주도한 강기정(광주 북을) 의원은 해군기지 건설 전면 재검토 등을 '당 차원의 총선 공약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강 의원은 "국회에서 예산을 올렸다고 박수 받은 일은 많은데 예산을 잘랐다고 박수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그런데도 강정마을은 평화가 오지 않고 공사가 강행되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당시 공사가 확정된 것에 대한 질문에 "외로운 투쟁을 할 때 국회와 당시 열린우리당에서 (문제를) 알지 못했거나 무관심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초 야5당의 공동진상조사단에 의해 잘못된 것이 밝혀졌고 거짓말 투성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증명되어서 예결위 진상소위가 결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결론내서 검증한 후에 공사를 하라고 결정하고 예산을 삭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의 '검증 후 공사'라는 국회 예결위 결정 이후에도 해군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국회 의결을 무시한 것이다"며 "검증 결과에 따라서 이 공사는 원점에서 다시 설계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아주 잘못됐다면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총선 공약으로 가야하지 않느냐 생각한다"며 "강동균 회장도 총선 공약화하는데 노력하고, 제주도 의원(예비후보) 공약이 아니라 당의 공약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강 의원의 예산삭감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강 의원의 공연 출연을 편하게 받아들이지만은 않아 보이는 광경이 펼쳐지지도 했다.

강 의원과 사회자가 무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한 관람객이 "지금도 강정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연행되고 있다. 팻말 든다고 연행되고 연행하지 말라고 항의한다고 매일 연행되고 있다"며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총선 공약 발언은) 표를 달라는 것 아니냐.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당장에 국회의 권고와 의결을 무시하는 불법공사가 진행되고 이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가하게 공약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총선용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강 의원은 "안타까움이 있고 다양한 방법 통해서 제주에 평화가 오도록 노력하겟다"며 "나약해지는 우리를 깨우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한 강정마을 '신짜꽃밴' 와 함께 강동균(왼쪽에서 두번째) 강정마을회장이 함께 공연하며 해군기지 건설 저지 의지를 다지고 있다.
광주 '강정평화 유랑공연'에 출연한 강정마을 '신짜꽃밴' 와 함께 강동균(왼쪽에서 두번째) 강정마을회장이 함께 공연하며 해군기지 건설 저지 의지를 다지고 있다. ⓒ 강성관

이날 유랑공연은 강동균 마을회장·강기정 의원·이주빈 기자의 대담과 함께 인디언 수니·강정마을 신짜꽃밴·임의진 목사 등의 노래공연과 강정마을의 1년을 기록한 영상물 상영 등으로 진행됐다.

유랑공연 마지막은 신찌꽃밴의 공연에 이은 강동균 회장과 관람객들의 구호 제창이었다. 관람객들은 강 회장의 선창으로 '우리는 해낸다. 해군기지 결사반대. 세계평화는 강정에서부터. 지화자 좋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유랑공연을 마쳤다.

한편 이날 유랑공연은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광주전남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원·<광주드림>·<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하고 <오마이뉴스>가 주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에서 '강정평화 유랑공연'을 열었다. 오는 18일 강정마을에서는 4차 '평화 비행기' 행사와 함께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시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린다.


#강정평화 유랑공연#구럼비의 노래를들어라#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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