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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10년 차에 시작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올해로 6년째가 됐다. 처음엔 보수적인 대기업에서 일하는 탓에 '왜 하필 <오마이뉴스>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이런 질문보다 더 강력한 질문이 있다. 누군가 내게 원고료에 대해 상세히 질문하면 나는 여지없이 맥이 빠지곤 했다. "2천 원부터 시작한다"는 내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돈 벌려고 왜 그런 시간과 정성을 쏟느냐"는 걱정 섞인 비아냥을 던지는 이가 적지 않았다. 물론 그런 비아냥이 상처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나는 원고료에 비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선물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소개하는 책의 주인공이 된 것도 그 중 하나다.

지난 여름, 윤정은이라는 젊은 여성 작가에게 인터뷰 요청이 온 적이 있다. 평소 <오마이뉴스>를 즐겨보고 있고, 격투기 기사에서도 박칼린, 이경규, 낸시 랭 등 문화예술 분야 사람들까지 엮어진 내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정작 글을 쓴 기자의 직업이 대기업 회사원이라는 것이 신기하단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자기 계발로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소개하는 책'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전업 작가라고 하는 사람을 만나본 것도 생전 처음이었지만, 내가 생각해 왔던 작가라고 보기엔 너무 어리고 아름다워서 선뜻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그녀는 여러 권의 책을 썼던 이력이 있었다. 그녀의 저서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는 서점에서 한 번 펼쳐봤던 책이었다. 그렇게 인터뷰가 시작됐다.

 지난해 8월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윤정은 작가
지난해 8월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윤정은 작가 ⓒ 이충섭

윤정은 작가는 몇 개월 후 "드디어 책이 출간됐다"며 내게 책을 보냈다. 내가 받은 책에는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 멈춘 내 인생을 움직인 저녁 사용법'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이 책은 밥벌이로는 별 문제없는 직업을 갖고도, 저녁 시간을 활용해 제2의 직업으로 저녁을 보내는 야누스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밴드 멤버로, 노래로, 작가로, 뮤지컬 배우로, 스윙 댄스로, 발레로, 복싱으로, 기자로 세상과 만나는 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저녁에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책 겉표지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책 겉표지 ⓒ 팬텀북스
"이미 기존의 직업으로도 행복하지만, 현실 앞에서 눌러둔 꿈 혹은 현실 때문에 잠시 미뤄둔 꿈 혹은 더 잘할 수 있고 관심있는 일로 더 행복해지기 위해 저녁시간을 보낸다. 낮에 다니는 회사는 취미로, 저녁에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셈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말로만 생각으로만 꿈꿔오던 꿈을 다시 떠올릴 수 있고, 그 꿈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그들은 퇴근 후 저녁시간 예술활동을 통해 예술활동의 성장은 물론, 업무의 효율도 높이는 삶을 산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헛되이 저녁을 보내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더 이상 저녁시간에 피로만 쌓지 말고, 또 헛되이 방황만 하지 말고 '생산적인 딴짓'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사람들은 돈이 모이면, 은퇴를 하면 등등 어느 시기가 되면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바로 실천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은 절대 이룰 수 없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무료하다고 한탄하기만 하는 인생도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차라리 무의미하고 피곤한 일상을 만드는 술자리에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실천하는 이기적인 저녁 자리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본문 중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이 어느덧 내 본업처럼 익숙해져서 담당하는 경기가 열리면 자연스레 경기장을 찾는 내 모습을 '반란'이라고 표현해 주니, 그야말로 이제는 뭔가 반란을 한 번 일으켜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은 이렇게 우리를 '꿈틀거리게' 하는 책이다.

덧붙이는 글 |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윤정은 씀 | 팬텀북스 | 2012.01. | 1만3500원)
- 윤정은 작가의 또다른 저서 :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내 철학의 뿌리는 내게 있다><20대 여자를 위한 자기발전노트><그림에서 만난 나의 멘토> <20대의 만남이 인생을 결정한다> <일탈, 제주 자유-ebook> 등.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 멈춘 내 인생을 움직이게 만든 저녁 사용법

윤정은 지음, 팬덤북스(2012)


#윤정은#이충섭#퇴근후이기적인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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