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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스마트TV 신제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터넷망이 차단되면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스마트TV 신제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터넷망이 차단되면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 삼성전자

 

KT의 '망중립성 위반'이냐, 삼성전자의 '무임승차'냐.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을 둘러싼 KT-삼성 갈등이 '망중립성'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의 형평성 문제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삼성은 애플 아이폰 역시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일으킨 점을 들어 '이중잣대' 문제를 제기한 반면 KT는 애플이 통신사와 협업 모델을 맺고 있음을 들어 삼성 역시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애플에겐 왜 망 이용 대가 안 받나"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KT 스마트TV 차단 조치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KT는 지난 10일 오전 9시부터 삼성전자 스마트TV가 자사 인터넷망에 무단 접속했다며 '삼성 앱스' 접속을 차단했다. 다만 LG전자는 '협상 의지'가 있다는 이유로 차단하지 않았다. 이에 삼성은 지난 10일 오후 법원에 KT를 상대로 '인터넷서버 제한 행위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우선 삼성전자는 스마트TV 트래픽이 IPTV 5~15배이고 실시간 방송 중계 시 수 백 배 이상의 트래픽을 일으켜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할 수 있다는 KT 주장에 대해 "스마트TV HD급 콘텐츠 용량은 1.5~8Mbps 수준으로 IPTV와 비슷하거나 더 낮다"고 맞받았다. 또 실시간 방송 중계를 하고 있지 않고, 하더라도 IPTV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별 중복 전송이 필요없어 트래픽 부담이 적은 '멀티캐스트' 방식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TV 제조사가 IPTV나 인터넷전화 업체처럼 인터넷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영업 행위도 하지 않는다"면서 "스마트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무조건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삼성은 "KT 논리라면 글로벌 업체의 스마트 제품에도 똑같은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지난해 5월 애플 아이폰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통화 불통 현상이 발생했을 때 당시 KT가 네트워크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애플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데이터 망 접속을 차단하지도 않았다"면서 KT의 '이중 잣대' 문제를 제기했다.

 

KT가 실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한 애플 앱스토어는 가만 놔두면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트래픽을 내세워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앱스'를 차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을 KT가 언제든 공공재인 인터넷 망을 임의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이라며 통신사의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 및 차단 금지를 규정한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표현명 "삼성도 애플처럼 통신사 협업 모델 만들라"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13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삼성 스마트TV '무임승차' 문제를 제기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13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삼성 스마트TV '무임승차' 문제를 제기했다. ⓒ

반면 KT는 '망중립성' 문제보다는 스마트TV 사업자의 '무임승차' 쪽에 무게를 실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hmpyo)에 "스마트TV가 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에 무임승차하면서 유료 앱을 팔아 7:3 비율로 수익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라면서 "소비자 부담은 전혀 주지 않으면서 기업 간 투자 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 사장 역시 애플 사례를 들어 삼성 주장에 반박했다. 표 사장은 "애플이 각국에 진출하기 전 미국에서 AT&T와 협업모델을 만들어 외국통신사와 정당한 계약 체결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한 것처럼 삼성도 국내 통신사와 협업하여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한 성장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아직 해외에서 스마트TV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한 전례가 없음을 들어 '해외 진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표 사장은 "대다수 국가에서 네트워크 사용량을 제한하거나 트래픽에 따른 과금을 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한국 시장에서 먼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KT는 스마트TV 역시 인터넷에서 연결돼 콘텐츠를 판매하는 만큼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와 마찬가지로 통신사를 통해 판매되거나 IPTV처럼 망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전자에서는 스마트TV 역시 기존 TV나 PC 같은 독립된 가전 제품으로 보고 있어 시각 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KT는 이날 오후 2시 추가 설명회를 열어 삼성전자 쪽 주장에 재반박할 예정이어서 양사간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TV#KT#삼성전자#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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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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