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 입당신청서를 접수한 강태봉 전 충남도의회 의장과 김광만 전 충남도의원의 입당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자유선진당 소속이던 김광만·강태봉 전 도의원은 지난 2월3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며 아산시 당협위원장인 강훈식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강태봉 전 도의장은 6·7·8대 한나라당 공천으로 충남도의원에 당선됐고, 8대 후반기 의장시절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후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자유선진당 공천으로 아산시장에 도전했다 낙선한 인물로 강훈식 예비후보와는 개인적으로 집안 숙질관계다.
김광만 전 충남도의원은 2·4대 아산시의회 의원과 제7대 충남도의원을 지냈으며,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강태봉 전 도의장과 자유선진당 시장후보 공천경쟁을 벌이다 공천에서 탈락하자 강태봉 시장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두 정치인은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민주통합당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정체성 논란, "누가 철새인가?"충남 아산시선거구 민주통합당에는 강훈식(38·아산시위원장)과 김선화(55·순천향대 교수) 두 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선화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복기왕 아산시장은 즉각 온라인을 통해 강훈식 예비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가했다. 복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강태봉 전 도의장이 자신과 아산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과정을 언급하며 "젊은 사람(강훈식 예비후보)이, 아니 민주당에서 개혁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당원들 보기 부끄럽고, 무엇보다도 국민과 아산시민들에게 무슨 명분으로 정당화시킬 수 있는가. 급할수록 정도를 지켜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2월 4일 역시 김선화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충남도의회 이광열 의원, 아산시의회 성시열·오안영 의원 등은 팔레스호텔에서 강태봉·김광만 전 충남도의원의 민주통합당 입당반대 성명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6·2지방선거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의 선거캠프에 있었던 주요 참모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선화 예비후보는 복기왕 시장당선 이후 시장인수위원장으로 활동했었다.
강훈식·김선화 두 예비후보 진영의 보이지 않던 알력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정체성 논란으로부터 과연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냐며 당을 둘러싼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결국 지난 4일 팔레스호텔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철새정치인의 입당은 당원의 뜻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는 스스로를 상처내는 비수가 됐다.
특히 강태봉·김광만 전 도의원의 입당을 강하게 거부하는 복기왕 시장이나 이광열 충남도의원, 성시열 아산시의원 역시 공천경쟁의 공정성이나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을 거론하기에는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의 행적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광열 도의원은 자유선진당에서 충남도의원 공천경쟁을 벌이다 승산이 없다며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옮겨 도의원에 당선된 인물이다.
당시 자유선진당 이광열 후보를 영입한 후 이미 민주당 공천이 확정적이었던 안장헌 예비후보에게 공천을 양보하라고 강요해 당내분란을 일으킨 장본인도 현 복기왕 시장이었다.
성시열 의원도 2009년 3월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가 선거 직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선됐다.
충남도당, "중앙당과 상의해 결정할 것"민주통합당 충남도당 당원당규에 따르면 신규입당은 신청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입당여부를 결정하도록 돼있다. 결국 심사 기간은 오늘 2월 15일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신규입당을 희망하는 일반당원들에게는 별도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 그러나 강태봉·김광만 전 도의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중앙당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당적을 가졌던 전력 때문에 결격사유가 있는 것인가' 묻자 "강태봉·김광만 전 도의원은 일반당원으로 신규 입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입당자격에 결격요인은 없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당 지역구(아산시)에서 특정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갖고, 또 상대편에서는 입당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등 반발이 크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민주통합당 중립 진영의 한 관계자는 "아산시의 현재 상황은 공천을 받는다고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고, 총선에서 이긴다 해도 민주통합당의 분열과 상처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복기왕 아산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강훈식 예비후보를 겨냥한 비판의 글에 대해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글 내용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아산시 자치행정과를 통해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만일 유사한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온다면 선거법 위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아산시당은 내부 갈등으로 경선 초반부터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어느 한 쪽이 총선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상처가 쉽게 치유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강태봉·김광만 두 예비후보의 입당심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